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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무줄 신용등급` 도마위…신평사간 1등급자 350만명 차이
입력 2017-04-12 11:56  | 수정 2017-04-19 12:08

신용등급 1등급자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주요 신용평가회사(이하 신평사)간 1등급자 분포가 350만명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평사들은 평가 기준이 달라서 나온 결과라고 설명하지만 그 격차가 작지 않은 수준이어서 '고무줄 신용등급'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90일 이상 장기 연체자 통계치인 불량률이 같은 신용등급에서 신평사 간 2배 이상 벌어져 신용등급 체계에 대한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12일 나이스평가정보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2016년 말 나이스평가 기준 신용등급 1등급자는 1027만2877명으로 KCB의 669만4696명과 무려 357만8181명 차이가 벌어졌다.
또 신용 3등급자는 두 회사 간 468만1713명(나이스평가 811만3217명, KCB 343만1414명)이나 차이가 나 모든 신용등급을 통틀어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이들 회사는 평가체계가 달라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하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표 신평가 간의 신용등급 간 격차가 너무 커 '고무줄 신용등급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예컨대 동일인의 신용거래 실적을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이들 회사는 3등급 이상 격차가 발생하기도 한다. 직장인 A씨의 신용등급이 나이스평가에서 2등급이라면 KCB에서는 5등급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신평사 간 등급 격차는 잦은 민원을 초래한다.
신용등급 간 불량률에서도 신평가 간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돼 신용등급 체계에 대한 신뢰성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나이스평가와 KCB의 신용등급별 불량률을 보면 2015년 말 기준 신용 2등급자 불량률은 나이스 0.16%로 KCB의 0.09%와 2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졌다. 쉽게 말해 나이스평가에서 평가한 신용등급 2등급자의 불량률이 KCB보다 높다는 의미다. 반면 1등급자 불량률은 각각 0.05%로 동일한 수준이다.
두 회사 간 신용등급자 불량률은 신용 1등급자를 제외하고는 상당수 신용등급에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다. 신용 5등급의 불량률은 나이스평가는 1%를 넘긴 반면 KCB는 0.61%를, 8등급은 나이스평가 17%, KCB 10.04%로 확인되는 등 차이가 컸다.
일부 저축은행은 나이스평가정보의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대출금리를 낮추거나 높이는 등 대출 심사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활용하는데, 신평사 간 불량률 차이는 자칫 금융사 부실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용등급 1등급자가 2016년 말 연간 기준으로 처음 1000만명 넘어서면서 신용등급에 대한 변별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나이스평가에 따르면 2016년 말 신용 1등급자는 1027만2877명으로 거의 국민 4명이 1명꼴이다. 나이스평가의 신용평가자는 총 4469만7070명이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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