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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인사’ 애디튼, 2017시즌 롯데 복덩이 예고
입력 2017-04-12 11:14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 닉 애디튼인 11일 인천 SK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이렇게 진지했던 외국인 투수가 있었나 싶어요.”
11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SK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둔 3루측 롯데 자이언츠 더그아웃에 키가 큰 외국인 선수가 나타나자 한 관계자가 그쪽을 가리켰다. 주인공은 새 외국인 투수 닉 애디튼(30)이었다.
좌완인 애디튼은 198cm 97kg로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하지만 전형적인 외국인 에이스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0km초반에 불과하지만 뛰어난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게 장점이다. 선발 경험이 풍부한 것도 애디튼의 매력이다.
사실 롯데의 애디튼 영입은 불가피했다. 애초 파커 마켈(27)과 계약했던 롯데는 마켈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계약을 해지하게 이르렀다. 결국 대만 리그에서 뛰고 있던 애디튼을 대체 외국인 투수로 데려왔다. 한국 데뷔전은 기대 이상이었다. 9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로 등판, 한국 무대 신고식을 치른 애디튼은 5⅓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7-1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의 한국 무대 첫 승도 올렸다.
11일 경기 전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 인사와 함께 취재진 앞에 선 애디튼은 벤치에 앉지 않고 서서 말했다. 그는 서서 말씀을 드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열었다. 듣던 대로 예의바른 청년 이미지 자체였다. 먼저 9일 첫 승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9일 경기에서 LG는 좌완 애디튼을 상대로 우타자 8명을 배치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애디튼은 변화구를 많이 사용했던 것이 잘 먹혔다. 감이 좋아 변화구 빈도를 늘렸던 것이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느낌, 제구 모두 좋았다”며 특히 그날은 체인지업이 괜찮아서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즌은 길다. 꾸준함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결같은 경기력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올 시즌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애디튼은 부산의 열광적인 응원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마치 결승전이나 플레이오프에서 던지는 기분이었다. 첫 등판에서 첫 승을 거둔 게 너무 기쁘다. 사실 긴장되고 흥분됐는데, 집중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제 2주 정도 됐지만 한국 생활도 큰 문제없다. 적응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준 동료가 누구냐는 질문에 명우형”이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좌완 이명우(35)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는 명우형은 항상 웃는 표정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한국 3년 차를 맞는 브룩스 레일리(29)도 조력자 중 한 명이다. 애디튼은 내가 주로 레일리에 많이 물어보는 편이라 미안한 기분도 든다”라고 말했다. 애디튼은 레일리는 부산 맛집에 관해서도 많이 알려준다. 부산은 정말 대단한 도시인 것 같다. 삼겹살이 정말 맛있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애디튼은 두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한국말로 다시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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