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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남궁민 "이준호와 베커상 받아 마땅해…대상보다 욕심나죠"
입력 2017-04-12 08:01  | 수정 2017-04-12 09:0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이토록 통쾌한 김과장이 있었을까. 배우 남궁민(39)은 KBS 2TV 드라마 '김과장'에서 전북 군산 조직폭력배 회계장부를 관리하다가 서율(준호 분)의 야망에 얽혀 TQ그룹에 입사한 김성룡으로 출연했다. 우연한 계기로 '의인'이 된 후 편법을 뒤로하고 정의에 눈을 떴다. 익살스럽게 웃다가도 회사 곳곳의 비리를 파헤쳤다.
"그 어떤 작품보다 신체적으로 힘들었어요. 쉬는 날 없이 촬영했지만, 사고 없이 좋은 결과를 받아 기쁘네요." '김과장' 종영 후 만난 남궁민은 작품을 끝낸 피로가 다 가셔 보이진 않았다. 코믹 연기로 20부작을 완주한 고단함도 느껴졌다.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작품 뒷이야기를 전했다.
"매번 작품을 하기 전에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김과장' 출연을 결정한 뒤 감독님과 맥주 한잔하면서 '이정도 대본이면 잘해볼 수 있겠다' 싶었죠.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게 된 기회가 됐고,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어준 작품이었어요. 경쟁작이나 앞선 작품들에 대한 의식보다는 촬영하는 드라마에만 집중했습니다."
남궁민은 최근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아들의 전쟁' '미녀 공심이' 등 연달아 흥행작을 쏟아내고 있다. 주조연은 물론 선악의 경계까지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마흔을 앞두고 '멜로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에서 '멜로 전문'을 뗄 수 있었다. 다른 계산 없이 캐릭터만을 파고든 결과다.
"얼굴 근육을 많이 움직이기보단 절제미를 좋아해요. 하지만 김성룡은 이마 주름도 많이 보였으면 해서 머리를 짧게 자르고, 저와 맞지 않는 색을 골라서 염색도 했어요. 목소리 톤도 높였죠. 김성룡이 군산에서 입었던 노란색 셔츠와 품이 넓은 양복 재킷도 제작 직접 구매했습니다."
어지러운 현재 한국의 상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김과장'은 시원한 전개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풀어줬다. 마지막에는 비자금을 쌓아왔던 박현도(박영규 분)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흔한 멜로 없이도 지상파 드라마가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멜로가 빠져 아쉬운 마음은 없었을까. "멜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건 아녜요. 개인적으로 멜로는 좀 잘하죠. 신경 쓸 여력도 없었지만, 감독 작가 선생님께서 '티똘이(TQ그룹 또라이)가 사랑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신 거 아닐까요? 하하."
'김과장'은 배우들의 애드리브로 웃음을 이끌어냈다. 김성룡은 손가락하트를 꺼내 보인다거나 과장된 몸짓으로 밝게 채색되는 드라마의 중심에 있었다. "김성룡이 이렇게 만들어질 줄은 몰랐어요. 저 스스로 연기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아서 감독님의 디렉션이 거부감이 없었죠. 전작에서 호평받았다고 여기서 머무르면 안 되겠더라고요. 계속 고민했고, 다음 작품을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도 갖춰진 대본의 틀 안에서 애드리브가 양념 정도로 쓰일 때가 가장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는 이 양념들이 골고루 잘 배었다. 김성룡이 서율과 맞서다가 돌아와 볼에 살며시 뽀뽀한다거나 '연기대상'을 언급하면서 한 대사도 애드리브였다. '목줄 풀고 벗어나려는 상황이었는데? 연기였는데? 연초라 연말에 상 못 받을 건데?'라고 말한 장면은 방송 후 화제가 됐다.
"대상 욕심은 없어요. 지금 같으면 안 받아도 상관없을 듯해요. 다음 작품에서 지금보다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죠. 대상을 못 받아도 억울하진 않을 듯해요. 대신 주신다면 야무지게 받을 겁니다. 하하. 이준호와 베스트커플상 욕심은 있어요. 이 상은 받아 마땅하죠. 받을 만큼 노력해서 욕심이 납니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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