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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남궁민 "`김과장`, 정체기에 열정 꿈틀거리게 한 작품"
입력 2017-04-12 08:01  | 수정 2017-04-12 09:0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1년 반 동안 다섯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스스로 많이 소진된 거 같기도 하죠. 하지만 '김과장'을 하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됐어요. 정체기에 있던 저를 일깨워준 거죠. 다음 작품에서는 더 연기를 잘할 수 있을 듯해요. 열정이 꿈틀거립니다."
KBS 2TV 드라마 '김과장' 종영 후 만난 배우 남궁민(39)은 인터뷰 내내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코믹 연기로 김성룡을 그려 호평받으면서도 마지막회에서 18% 시청률을 달성해 흥행까지 성공해서였다. 그는 남들의 평가 외에도 연기 자신감이 붙은 데에 높은 점수를 줬다.
"대본을 받아보고 자신이 없으면 못 했을 듯한데,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직은 있었던 듯해요. 최근에 때마침 좋은 작품들이 들어온 거죠." 흥행 배우로 자리매김했으나 남궁민에게 부침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지난 2011년 MBC '내 마음이 들리니' 이후 2년 동안 작품이 없었고, 슬럼프로 이어졌다.
"'내 마음이 들리니' 반응은 지금보다도 좋았죠. 장르나 캐릭터를 가리면서 5개 작품을 고사했고, 2년 동안 쉬게 됐어요. 배우로서 생각이 정리되더라고요. 배우는 자기가 원하는 캐릭터를 소화하는 걸 즐거움이나 덕목으로 삼으면 안 되죠. 어떤 작품이든 도전해서 정말 그 사람인 듯 소화하는 게 배우가 아닐까요."
남궁민은 데뷔 후 '멜로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중저음의 목소리에 훈훈한 외모 때문이었다. 배우로서 궤도에 오른 뒤 고민 끝에 작품을 고르려고 했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예상보다 공백이 길어졌고,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심기일전한 끝에 최근에는 연달아 흥행작의 주인공이 됐다.
"운이 좋았다면 정말 연기를 못해도 스타가 됐을 거예요. 제게는 그런 운은 없는 듯해요. 원인을 제 속에서 찾으려고 했죠. 외부에 있다고 생각하면 기다려야만 했을 거예요. 노력한 시간이 헛되지 않고 쌓여서 쉽진 않지만 조금은 만족스러운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김과장'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하고, 찬사가 쏟아지는 데도 남궁민이 정신을 차리는 이유였다. "지금 조금 잘하거나 빛을 보는 친구들에게 부족한 캐릭터가 들어와도 하라고 하죠. 인위적으로 흐름을 끊으면 안 된다고 봐요. 자만하면 안 되는 거죠."
김성룡은 검사 출신이자 TQ그룹 재무이사 서율과 후반부까지 방송 내내 맞부딪혔다. 남궁민은 자연스럽게 서율을 연기한 이준호(27)와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많았다. 그는 이준호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준호라는 친구의 연기를 본 적은 없었어요. 가수들이 연기하는 걸 나쁘게 보는 편은 아니지만 긍정적이지도 않았죠. 너무 연기를 잘해줘서 사람을 편견 없이 보게 됐죠. 자세도 좋아서 함께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마흔을 앞둔 남궁민은 나이 이야기가 나오자 "내 나이가 정말 어이가 없다"며 웃었다. "아저씨보다 오빠이고 싶네요. 근거는 없죠. 하하. 나이에 대해 실감을 못 하다가 벌써 이렇게 됐네요. 이럴 수가 있나 싶죠."
남궁민이 열연한 '김과장'은 마지막회에서 시즌2를 암시하는 듯한 장면도 나왔다. 검사들이 그를 찾아와 대기업 비리 조사를 위해 도움을 요청했다. "시즌2가 나오면 제가 아니면 누가 할까요. 하하. 김부장으로 나와야죠.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 더 갈고 닦은 게 많아야 할 것 같아요."
배우로서 여러 굴곡을 넘어왔으나 작품이 끝난 뒤 10일이 지나도 아직 체력적으로 정상은 아니라고 했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코믹 연기를 하면서 20부작을 넘어와서다. 남궁민은 '김과장'을 보내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우쭐하지 않을 정도의 내공은 생겼어요. 가장 좋을 때가 위기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긴장하고 있어요. 지금 더 열심히 작품 해야 할 때라고 봐요. 다음 작품을 전성기로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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