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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0일 만에 ‘1위’ 롯데, 남은 과제는 `불펜 안정화`
입력 2017-04-12 06:12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 경기가 열렸다. 롯데 마무리 손승락이 9회말 무사 1루에서 SK 이홍구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1460일 만에 1위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2017시즌 초반 상승세가 무섭다. 하지만 과제들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올 시즌 목표인 포스트 시즌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짚어봐야 문제들이다.
롯데는 11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선발 박세웅(22)의 5⅓이닝 호투와 쐐기 2점포 등으로 3타점을 올린 강민호(32)의 활약을 묶어 6-4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린 롯데는 넥센 히어로즈에 2-12로 대패한 kt위즈와 함께 공동선두가 됐다. 개막 5경기 이후 기준으로 롯데가 공동선두라도 1위에 오른 것은 2013년 4월 12일 이후 무려 1460일 만이다.
사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롯데의 상승세를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지난 겨울 롯데는 빅보이 이대호(35)를 6년 만에 팀에 복귀시키긴 했지만, 황재균(30)이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떠나면서 뚜렷한 전력보강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여기에 2년 동안 에이스 역할을 했던 조시 린드블럼(30)과의 재계약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대호가 팀의 구심점으로 거듭나면서 롯데는 기대 이상으로 순항 중이다. 이대호가 4번에 배치되면서 전체 타선의 무게감이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리드오프를 맡은 전준우(31)와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31)가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점도 롯데 타선이 시즌 초 뜨거운 이유 중 하나다.
마운드에서는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반갑다. 개막전 새로 영입했던 외국인 투수 파커 마켈(27)이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짐을 싸서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듯 했다. 그러나 박세웅을 비롯, 김원중(24) 박진형(23)까지 영건 선발진들이 시즌 초 호투를 펼치면서 시름을 덜게 했다. 또 새로 데려온 좌완 외국인 투수 닉 애디튼(30)도 지난 9일 사직 LG전에서 호투를 펼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존 브룩스 레일리(29)도 탄탄해진 수비 덕을 보면서 1선발로서 제 몫을 다 해 주고 있다.
다만 뚜렷한 과제들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바로 불펜이다. 9경기를 치른 현재 롯데 팀 평균자책점은 3.49인데, 불펜 평균자책점은 5.87로 높은 편이다. 불펜 투수 중 가장 평균자책점이 낮은 이가 4경기 5이닝을 던져 3.60을 기록 중인 배장호(30)다. 1이닝 동안 무실점을 거둔 좌완 이명우(35)가 있지만,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이다. 윤길현(34)이 3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9.82, 이정민이 2⅓이닝 11.57로 불안하다. 마무리 손승락도 11일 SK전에서 1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투런홈런을 맞는 등 불안한 세이브를 거뒀다. 그나마 선발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박시영(28)의 구위가 가장 나은 편이다. 박시영은 8이닝 동안 4실점했지만, 마당쇠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베테랑 송승준(37)은 5이닝 동안 3실점(평균자책점 5.40)하며, 역시 신뢰감은 심어주지 못했다.
결국 불펜이 롯데 상승세를 좌우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롯데가 강한 타선과 안정된 선발야구를 펼치며 순항 중이지만, 불펜에서 무너지는 장면이 자주 나올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키는 야구를 해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며 아직 시즌 초반이고, 남은 경기가 많다. 시즌이 길다는 점은 고려하면, 초반 상승세는 큰 의미가 없다. 마운드, 특히 불펜에서 확실하게 막아주는 느낌이 아직까지는 적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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