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석탄발전소 미세먼지 잡는 `백필터 집진기`
입력 2017-04-06 16:18  | 수정 2017-04-07 11:40
서울 중구에 위치한 에어릭스 서울사무소에서 김군호 대표가 `백필터 집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에어릭스]

올해 석탄화력발전 산업엔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미세먼지 광풍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중부발전 등 발전5개사와 '석탄산업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이행 협약'을 체결하고 2030년까지 기존 석탄발전 43기의 환경설비 교체에 9조 7000억원을, 건설 중인 20기의 첨단 친환경 설비 투자에 1조 7000억원을 각각 투입하기로 했다. 또 올 1월에는 개정된 대기환경보전법이 시행돼 신규 석탄발전소의 배출허용 기준이 국내에서 가장 강한 영흥화력(3~6호기) 수준으로 강화됐다. 먼지, 그리고 대기 중에서 물리·화학 반응을 일으켜 초미세먼지(PM2.5)로 변할 수 있는 전구물질인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의 배출량을 규제하기 위해서다.
강화된 환경규제로 인해 환경 설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환경솔루션 전문기업 에어릭스의 '백필터 집진기'가 주목받고 있다. 환경설비인 집진기는 제철소나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분진을 모아 제거하는 장치다. 백필터 집진기는 집진기의 한 종류다. 고밀도의 부직포를 이용해 미세한 분진까지 걸러내 집진효율이 뛰어나다. 물리적으로 분진 입자를 제거하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석탄 분진에 활용할 수 있다. 설치 시에는 전기 집진기보다 초기투자 비용이 20% 가량 낮다는 장점도 있다. 김군호 에어릭스 대표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소는 대부분 백필터 집진기를 쓴다"며 "전기 집진기와 달리 백필터 집진기는 체내에 침투하는 초미세먼지(PM2.5)까지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에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정의가 없으며 각각의 물질에 대한 배출 허용 총량 규제 수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사회적·환경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환경 설비 교체·도입 시 초미세먼지 집진까지 고려하는 추세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철강기업 포스코의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는 이미 약 1700여 대의 백필터 집진기가 운용·관리되는 중이며 27년간 에어릭스와 대기환경 관리 외주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주로 제철소 위주로 백필터 집진기가 도입되는 중"이라며 "석탄발전소에 대한 환경 규제 강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발전소 환경설비 시장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어릭스의 백필터 집진기는 해외의 석탄화력 발전소에 많이 도입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다. 중국, 브라질, 콜롬비아 등에 수출한 바 있으며 2015년에는 칠레의 레드드래곤 석탄화력발전소에 설치되는 백필터집진기를 제작해 납품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같은해 11월 '제 19차 한-중 남미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중 남미 경제협력 발전 유공기관으로 선정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2015년 인도네시아의 칼셀-1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백필터 집진설비 계약을 수주한 바 있다.
에어릭스는 향후 설비 모니터링, 제어에 관한 IoT와 빅데이터 기술을 집진기에 접목해 제조뿐 아니라 집진 시설의 유지·보수·관리 등 서비스 사업 비중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차압감지 센서가 부착된 타이머에 관리하고자 하는 수치를 입력하면 이를 초과할 때만 설비가 작동하는 '차압식 탈진설비'가 핵심이다. 공기압축기와 송풍기의 운전 비용을 약 1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설비는 현재 에어릭스 포항사업소에서 실증 테스트 중이다. 김 대표는 "환경 설비 시장은 앞으로 IoT 기술을 활용해야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며 "집진 설비 운영에 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제고하는 등 집진 설비를 스마트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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