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내차 경유인데…" 혼유 외제차 보험사기 20명 적발
입력 2017-04-06 12:02 

중고 외제 차량을 싼 값에 구입해 전국 주유소를 돌며 경유 차량에 휘발유를 주입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고액의 보험금을 타낸 보험사기 혐의자 20명이 적발됐다.
이들 대부분은 연식이 오래된 중고 외제 차량을 저가에 구입해 혼유 사고 유발 후 미수선수비리를 요구하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혼유 사고로 보험금이 청구된 7423건, 총 보험금 273억원에 대해 보험금 내역, 사고 경위 등을 분석해 보험사기 혐의자 20명을 적발하고 경찰에 통보했다고 6일 밝혔다.
금감원은 이 기간 1년 이내 혼유를 3회 이상 유발하고 미수선수리비를 1회 이상 수령한 18명(사고 62건)을 보험사기 혐의자로 보고 조사를 실시했다.

혼유를 3회 이상 유발한 보험사기 혐의자와 지인 관계로 확인된 2명(사고 4건)도 보험사기 혐의자에 포함했다.
공모를 통한 혼유 보험사기의 경우 혐의자 중 한명이 크라이슬러 300C 휘발유 차량으로 먼저 주유해 해당 차종을 휘발유 차량으로 주유원에게 인식시킨 후 다른 공모자가 바로 크라이슬러 300C 경유 차량으로 주유를 요청하는 수법으로 혼유 사고를 유발했다.
보험사기 혐의자로 지목된 20명은 혼유 사고를 66건 유발해 총 6억2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건당 940만원꼴이다.
최대 보험금을 편취한 A(남, 33세)씨는 크라이슬러 300C 경유 차량 2대를 이용해 총 6건의 혼유를 유발하고 총 67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최다 사고를 유발한 D(남, 24세)씨도 크라이슬러 300C 차량으로 총 7건의 혼유를 유발, 총 63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정관성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팀장은 "혼유 사고 발생 시 차주들은 차량 수리를 대부분 선호하지만 보험사기 혐의자들은 주로 미수선수리비를 수령하는 비중이 높았다"며 "이는 보험사기 혐의자들이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차량을 수리하기 보다는 미수선수리비 명목으로 현금을 편취하려는 유인이 높은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외제 차량은 중고 차량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수리비는 매우 높아 차량 파손 시 보험사가 실수리비 지급보다는 미수선수리비 지급을 선호하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이 적발한 보험사기 혐의자들은 크라이슬러 300C 경유 차량을 주로 보험사기에 이용했다. 혐의 차량 20대 중 18대가 해당 차량이다.
정 팀장은 "크라이슬러 300C 경유 차량의 연료 주입구 크기가 일반적인 경유 차량에 비해 작아 휘발유 차량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은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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