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소녀상 철거` 임무 띄고 돌아온 나가미네 주한 일본 대사
입력 2017-04-04 17:15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일본으로 귀국했던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가 '소녀상 철거'라는 임무를 띄고 85일만인 4일 복귀한다. 나가미네 대사는 이날 오후 10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은 귀임 전 아베 신조 총리가 나가미네 대사를 만나 '소녀상 철거'라는 일본 측 요구를 한국에 전하도록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나가미네 대사 역시 아베 총리와 면담 후 언론에 "전력을 다해 과제(소녀상 철거)를 해결하고 싶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도 직접 이야기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귀국 소감 역시 이런 강경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 총리실 관계자는 "나가미네 대사 면담과 관련해 받은 요청이 없어 만남 여부도 말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은 한일 양국 관계의 중요성, 북핵 대응 협력 필요성을 고려해 일본 정부가 판단한 것"이라며 "한·일 위안부 합의를 착실히 이행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양국간 추가 관계 악화를 막는 '로키(Low Key)'대응으로 대사의 귀국을 환영한다는 간접적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나가미네 대사의 '85일' 공백은 한·일 관계 역사상 최장 기록이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 독도 방문과 노무현 정부 시절 독도 갈등으로 각각 소환됐던 무토 마사토시 대사와 다카노 도시유키 대사의 부재 기간인 12일보다 훨씬 길었다.
외교 소식통은 "소녀상 문제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스미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의 입장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한국을 때릴수록 아베 총리의 지지도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 카드를 아껴두었을 것"이라 관측했다. 또 곧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상황에서 대선 주자들에게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달해야 했을 필요성도 귀임의 이유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추궈홍 주한 주중 대사를 포함해 국내 각국 대사들은 대선 캠프 측과 접촉하며 분주히 자국의 입장을 전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이같은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 전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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