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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 `완벽한아내` 조여정 호연에도…시청률 반등은 어렵다
입력 2017-04-04 11:1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조여정이 '완벽한 아내'에서 본색을 드러냈다. 그를 둘러싼 비밀이 조금씩 공개되면서 드라마는 제2막을 열었다. 하지만 시청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경쟁작에 밀린 초반 기세와 작품의 줄거리 특성에 따라 쉽게 반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완벽한 아내'에서는 이은희(조여정 분)이 자신이 이사로 재직 중인 건설회사에 구정희(윤상현)를 영업 본부장으로 임명한 뒤 그를 차지하려고 했다. 심재복(고소영)과 날 선 대화 중에는 아동 학대를 당한 기억을 떠올렸다.
구정희에게 집착하는 이은희는 이날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다. 그동안 구정희 심재복 가족을 유인하기 위해 밝은 미소만 짓던 그가 심재복에게 "구정희와 결혼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구정희를 잊지 못해 창립 행사장을 찾은 정나미(임세미)를 발바닥에 피를 흘리면서도 매서운 표정으로 쫓는 이은희의 표정은 살기까지 느껴졌다.
'완벽한 아내'는 베일에 싸인 이은희와 심재복 구정희의 관계를 다뤄왔다. 목을 조여오는 듯한 이은희의 계략과 이를 버텨내고 가정을 지키려는 심재복, 상황에 따라 마음을 붙잡지 못하는 구정희가 극을 이끌어왔다. 고소영 조여정 윤상현의 연기력에 엉뚱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 극본의 힘까지 더해져 호평받았다.

그러나 극 초반부터 부진을 떨쳐내진 못했다. 지난 2월 처음 방송한 '완벽한 아내'는 첫 회 시청률이 3.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한 뒤에도 방송 내내 3~6% 시청률을 보였다. 작품성과 배우의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었다.
같은 시간대 방영된 SBS 드라마 '피고인'의 벽을 넘지 못해 부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작인 '화랑'이 예상치 못하게 주목받지 못 한데다가 고소영의 복귀작이었지만, 30% 시청률에 가까웠던 '피고인'을 제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이야기의 구조에 따라 '완벽한 아내'는 새로운 시청자를 부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 작품은 최근 흥행에 성공한 '김과장'과 같이 회차당 에피소드가 끝나는 작품은 아니다. 통쾌한 내용과 전개의 속도감보다는 등장인물 사이에 얽힌 비밀과 갈등을 풀어가는 게 '완벽한 아내'였다. 지난 회를 놓치면 자칫 작품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웠다.
한국 사회에서 호볼호 갈리는 부부의 외도를 다룬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 구정희는 정나미의 유혹에 넘어가 바람을 핀 사실이 알려진 상황에서도 정나미를 잊지 못했다. 중반부터는 이은희까지 구정희에 대한 구애를 숨기지 않았다. 가족의 모든 짐을 짊어진 심재복의 어깨에 눌린 무게감은 시청자에게도 전달됐다.
제작진은 심재복이 느끼는 부담을 코믹 요소로 풀려고 했다. 티격태격하는 친구들이나 구정희의 어설픈 모습들은 팽팽한 긴장 속에서도 웃음을 줬다. 그러나 작품 자체에 무게를 덜어낼 순 있었어도, 주인공이 느끼는 피로도는 그대로였다.
이날 심재복은 이은희에게 "싸이코다"고 멋들어진 한 방을 날렸다. 그럼에도 어머니에게 맞는 아이의 모습에 흥분하는 이은희를 품에 안으며 말렸다. '완벽한 아내'라는 제목처럼 심재복이 타인에게 따뜻하고, 가정을 지키는 인물이긴 하지만, 가만히 앉아 당하는 듯한 상황은 조금씩 변화를 찾을 필요도 보였다.
후줄근한 옷을 입고 한 가정의 엄마로 등장한 고소영과 양극단을 오가는 조여정의 연기는 훌륭하고, 이를 엮은 작품도 다른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장점이 있다. 시청률은 작품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완벽한 아내' 시청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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