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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한기평 "두산그룹 재무구조 개선됐지만 신용등급은 여전히 부정적"
입력 2017-04-04 09:29 

[본 기사는 03월 31일(15: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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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두산그룹이 사업부와 자산 매각 등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여전히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두산그룹 크레딧 이슈 및 신용도 전망'을 내고 두산그룹의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과 계열사 실적, 유동성 등을 반영한 신용등급 전망을 발표했다. 두산그룹은 주력 계열사의 영업실적 부진 장기화로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된 가운데 일부 계열사에서는 유동성 리스크까지 제기됐다. 이 때문에 한기평은 지난 2014년부터 두산그룹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왔다.
지난해 두산그룹은 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매각, 공작기계사업 양도, 두산 DST 매각, HRSG 설비매각, 두산밥캣 기업공개(IPO)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원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도 병행했다.
하지만 한기평은 "두산그룹의 절대적인 재무안정성은 여전히 열위한 수준이며 일부 계열사로 인한 부담요인이 지속되고 있다"며 "구조조정과 실적개선 결과 등이 그룹의 신용등급 방향성을 바꿀 수 있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의 연결기준 수정 순차입금(상환전환우선주·신종자본증권 포함)은 2015년 말 13조8000억원에서 2016년 말 11조3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수정 차입금 의존도(총 자본 대비 수정 차입금) 47.3%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재무구조가 열악한 형편이다. 한기평은 과도한 금융비용과 운전자금 부담, 자본적 지출을 감안하면 향후 두산그룹의 실적이 유의미한 수준의 재무안정성 개선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두산그룹의 신용등급 방향성은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에 달렸다는 게 한기평의 설명이다. 두산건설의 유동성 대응 방안과 두산인프라코어의 두산밥캣 지분 매각 및 수익성 개선 여부 등이 핵심 모니터링 요소로 꼽혔다.
한편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 사례를 포함한 그룹 내 자금거래를 볼 때, 두산그룹 계열사간 재무부담 전이 가능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지난해 두산건설의 유동성 부족 우려로 인해 계열사로부터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포함해 7317억원에 달하는 자금지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두산중공업이 가장 많은 4808억원을 부담했고 DIP홀딩스와 지주회사 두산이 각각 1172억원, 616억원을 지원했다.
이처럼 두산그룹 내 계열사들의 실질적인 재무 연계성은 강한 수준으로 하위 계열사의 위험이 상위 계열사 자금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신용도가 낮고 실적 변동이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계열사들이 그룹 전반의 신인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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