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급락해도 원금의 80%까지 보장해 주는 상장지수증권(ETN)이 출시 일주일째를 맞이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15종목 가운데 상당수가 하루에 5건도 거래가 안되고 있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ETN는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주식을 거래하듯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채권을 의미한다. 코스피200 등 기초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며, 만기때까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수익을 준다는 점에서 주가연계증권(ELS)과도 비슷하다. 특히 지난달 27일에 출시된 손실제한 ETN의 경우 만기 시점(1~3년)에 기초지수(코스피200)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더라도 사전에 약정된 수준으로 최저 상환금액을 보장해 준다는 점에서 ELS의 대체 상품으로 꼽힌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가 발행한 손실제한 ETN 전체 15종목의 지난 일주일(3월 27일~4월 3일)간 총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각각 2억1600만원과 2만2480주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 첫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3600만원이었다. 이는 지난 2014년 11월 당시 ETN이 처음 도입됐던 첫주(1억1144만원)에 크게 못미치는 규모다.
일별 거래규모를 살펴보면, 첫 개시일인 지난달 27일 손실제한형 ETN 전체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각각 700만원, 828주에 그쳤다. 이튿날엔 총 거래대금이 4100만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거래량도 4280주로 증가하는 등 첫 날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3~5거래일엔 거래대금이 모두 전날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3월 29일(1300만원·1493주), 30일(2200만원·2414주), 31일(2400만원·1만2433주)였다. 3일 거래된 금액은 총 900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현재 상장돼 있는 15종목의 손실제한 ETN가운데 10종목 이상이 하루에 5건도 거래가 안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1만888주가 거래된 'QV K200 P-SP 1804-01 ETN'를 제외하면 이날 하루 거래된 대금이 0인 종목은 12개에 달한다. 나머지 두 종목은 각각 1000만원과 500만원만 거래됐을 뿐이다. 이날 역시 거래대금이 0인 종목은 11종목이었다.
문성제 NH투자증권 에쿼티(Equity)파생운용부 차장은 "시장초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상품 명이 어렵고 상품 구조 역시 복잡하다 보니 아무래도 투자빈도가 낮은 게 사실"이라면서 "다만 손실제한 ETN의 경우 주가변동에 의해서 평가차익을 올린 것은 비과세(15.4%)되고, 원금을 일정부분 보장한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도는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