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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프리뷰] 첫해와 비슷했던 류현진의 봄, 시즌도 비슷할까
입력 2017-04-03 13:01 
류현진의 2017년 스프링캠프는 2013년과 많이 비슷했다. 시즌도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을까?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류현진의 2017시즌 스프링캠프는 여러가지 면에서 다저스 이적 후 첫 해였던 2013년과 비슷했다. 선발 로테이션 자리를 보장받지 못한 상황에서 경험이 앞서는 다른 베테랑 선수들과 경쟁을 했고,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했다.
2013년 아론 하랑, 크리스 카푸아노, 테드 릴리 등 노장 선수들을 제치고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맡았던 류현진은 첫 해 30경기에서 192이닝을 소화하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지금까지 그의 메이저리그 최고 시즌으로 남아 있다. 이후 그는 3년간 어깨 부상에 시달렸고, 최근 두 시즌은 1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번 캠프에서도 그에 대한 시선은 의심과 불안으로 가득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솔직히 어떤 모습으로 캠프에 나타날지 알 수 없었다"며 그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리고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으로 선발 자리를 쟁취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어깨 수술 이후 처음으로 치른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4 2/3이닝을 던지며 8피안타 2볼넷 6실점으로 난타를 허용했다. 결과보다 더 아쉬웠던 것은 투구 수 80개를 넘긴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 구속이었다. 이후 그는 팔꿈치 부상으로 남은 시즌을 뛰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한 번도 투구 수 80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불안요소로 남는다.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도 77구 수준이었다. 시즌 초반 등판에서는 투구 수 8~90개 수준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류현진은 건강하면 좋은 투수다. 그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문제는 그 건강을 얼마나 유지하느냐다. 어깨 수술 회복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게될 이번 시즌 류현진은 어떤 일에 신경써야 할까?

효율성
가장 좋은 방법은 적은 공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 공격적인 승부로 상대 타자의 범타를 유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류현진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최대 투구 수가 77개에 불과했던 것도 그가 너무나도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로버츠 감독도 "류현진은 선수 경력 내내 효율성을 보여준 선수"라며 5이닝 77구 투구에도 충분히 빌드업이 됐다고 판단하는 배경에 대해 말했다.
꾸준한 관리
류현진은 외부에 알려진 이미지와 달리 자기 관리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그러기에 복귀도 할 수 있었다). 시즌 도중에도 꾸준한 관리가 요구된다. 구단 차원에서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MLB.com은 로버츠 감독의 말을 인용, 시즌 초반 이닝을 제한하거나 휴식일을 활용해 선발 등판을 건너뛰게 하는 등의 보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는 부상자 명단 기간을 15일에서 10일로 단축했다.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관리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다시 체인지업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14년 이후 체인지업에 대한 피안타율이 늘어나면서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한때 슬라이더의 구속을 올리는 방향으로 변화를 줘봤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오랜 공백 끝에 돌아온 그는 어떤 무기로 타자들을 상대해야 할까? 일단은 자신이 가장 자신감을 갖고 있는 구종에 승부를 거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패스트볼 제구에 애를 먹더라도 체인지업이 살아나며 위기 관리에 성공한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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