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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2패·실책’ 비슷하면서 달랐던 한화의 출발
입력 2017-04-03 06:01 
한화는 한국시리즈 2연패의 두산과 호각을 다퉜다. 선발진이 1년 전보다 안정감을 갖췄는데 송은범(사진)의 반전은 놀라웠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번의 연장과 2번의 패배. 올해도 개막 시리즈를 잠실구장에서 치른 한화 이글스, 얼핏 1년 전과 비슷해 보이나 분명 다르기도 했다.
지난해 한화가 가장 먼저 겨룬 팀은 잠실구장의 또 다른 주인인 LG였다. 2015년 9위로 한화보다 3계단 아래였다. 그러나 올해 첫 상대인 두산은 최강 팀이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고, 올해도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팀이다.
두산은 지난해 한화가 가장 약했던 상대다. 1년 전만 해도 4승 12패로 크게 열세였다. 그런 두산을 맞아 팽팽한 힘겨루기를 펼쳤다. 3경기 모두 일방적인 흐름과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한화는 빈손이 아니었다. 1승을 챙겼다. 상처투성이로 2패와 함께 대전으로 떠난 지난해와 다르다. 우천순연으로 2경기만 치르는 일이 없었다. 지난 1일 비가 퍼붓기도 했지만 취소되지 않았다. 그 경기를 잡은 한화다. 1승 2패로 최하위가 아니다. NC, 삼성과 함께 공동 6위다. 3패의 넥센, SK가 밑에 있다.
고무적인 건 선발진의 업그레이드다. 1년 전 선발진(송은범 3이닝-김재영 1⅔이닝)은 21⅓이닝 중 4⅔이닝만 소화했다. 둘이 합쳐 100개도 안 던졌다(99개).
하지만 올해는 긴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비야누에바(6이닝), 오간도(4⅔이닝), 송은범(6⅓이닝)은 중심을 잡아줬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2.12에 불과하다. 1년 전에는 무려 11.56이었다.
오간도가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으나 몇 가지 변수가 있었다. 한화도 두 외국인투수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게다가 콘트롤이 되는 송은범의 반전은 서스펜스급이었다.

김원석이라는 새 원석도 발견했다. 3경기 연속 안타를 치면서 멀티히트도 2번. KBO리그에서 안타(7개)를 가장 많이 때렸다. 타율이 0.538에 이르며 OPS는 무려 1.417이다. 50경기 출전이 목표라던 김원석은 ‘비단길을 깔았다.
모든 게 확 바뀌지는 않았다. 같은 점도 있다. 우선 한화 경기를 보려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경기 후 지인을 만난다면, 최대한 여유 있게 약속을 잡아야 한다.
한화는 두산과 개막 3연전에서 7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무더기 실책은 부메랑이 됐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한화는 올해 KBO리그 15경기 중 최장 시간 경기 1,2위를 세웠다. 지난 1일 경기는 5시간7분이 소요됐다. 약 3시간 늦게 시작한 문학 kt-SK전이 잠실 경기보다 더 빨리 종료되기도 했다. 이튿날 12회 끝장 승부도 4시간26분간 펼쳐졌다. 잠실 외 다른 4곳에서 4시간 이상 진행된 경기는 없었다.
개막전(3시간5분)만큼은 남들처럼 빠른 속도로 진행됐지만 ‘1등이 아니었다. 그날 가장 늦게 끝난 마산 롯데-NC전(3시간17분)과 12분 차이였다. 그나마 이 덕분에 평균시간을 줄였지만, 그래도 4시간13분이었다. 문학 kt-SK의 3연전 평균시간은 2시간40분.
실책도 많았다. 한화는 2년 연속 개막 시리즈에서 무실책을 기록한 경기가 없었다. 이번에는 개막전 최다 실책(4개)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2패도 실책이 치명타였다. 실점을 야기했다. 2일 경기에서 3-0의 리드를 못 지켰던 결정적인 빌미는 8회 로사리오의 연속 실책이었다.
한화는 실책 7개로 10개 구단 중 1위다. 한화가 압도적으로 많이 했다. 2위(KIA·롯데·삼성)도 4개다. 공동 선두 kt는 가장 적은 실책(1개)을 범했다. 평균자책점 1,2위의 kt(1.00)와 LG(1.67)가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반면, 3위 한화(2.37)가 주춤한 건 실책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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