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동으로·유럽으로` 정권말 외유 파티 벌이는 장관들
입력 2017-03-30 16:35  | 수정 2017-03-31 10:01

5월 '장미 대선'을 앞두고 장관들의 해외 출장이 잦아지고 있다. '꼭 가야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심이 나올 만한 출장 일정이 많은 게 공통점이다. 정권 말 도덕적 해이에 빠진 장관들이 마지막 공직 근무를 책임 회피성 외유로 보내는 거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먼저 질타를 받은 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다. 윤 장관은 이달 17~18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방한을 전후로 싱가포르, 스리랑카, 베트남을 잇따라 방문했다. 14일~16일 싱가포르와 스리랑카를 방문한 윤 장관은 외교장관들과 양자회담을 갖고 스리랑카에선 대통령도 예방했다. 틸러슨 방한 뒤 1박 2일의 일정(19~20일)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윤 장관은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회담했다. 외교부에서는 "북한 김정남 피살이 국제규범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데 뜻을 모으고 대북 공조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윤 장관 대신 안총기 2차관이 위원회에 나오자 미·중간에 사드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긴박한 상황에서 동남아 방문 일정이 과연 '시급하고' '적절한 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이들 국가와의 수교 25주년 축하와 고려인 동포 격려가 출장의 이유였다.
일본이 독도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내용의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하는 등 역사왜곡이 심각해지는 데다 세월호 인양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여부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사회부총리가 사흘간 국내 업무를 비우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었다. 특히 교육부는 일본이 역사왜곡 고교 교과서를 통과시킨 지난 24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다음달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투르크메니스탄 등 3개국 출장 길에 오른다. 사우디에서는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만나 '한·사우디 산업협력위원회'를 개최하고 카타르에서는 알 사다 에너지산업부 장관을 만난 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양국 경제공동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주 장관은 이번 방문 국가들에서 진행 중인 정부 차원의 대규모 에너지 및 인프라 등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다음달 4일부터 9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독일과 스위스를 방문한다. 이 장관은 베를린에서 독일 연방노동사회부 장관과 면담한 후 지멘스 스마트공장 방문에 이어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ILO 본부 방문 및 사무총장 면담을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장관이 굳이 지금 시점에 유럽 출장을 가야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해마다 5월 말~6월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ILO 총회가 열리는데 장차관급이 가곤 했기 때문이다.
앞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5~22일 터키와 스페인을 방문했다. 강 장관은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 단장 자격으로 민간 건설사 대표 및 공공기관장과 함께 한국이 대형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측면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이 호주와 스리랑카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단장은 김경환 국토부 1차관이 맡았다.
[조시영 기자 / 고재만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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