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역수출 나서는 한국 뮤지컬계…`오!캐롤`, `지킬앤하이드` 해외진출
입력 2017-03-29 15:48 
오!캐롤

포화상태에 다다른 한국 뮤지컬 시장. 뮤지컬 제작사들은 오래전부터 보다 큰 해외시장을 바라봐 왔지만 문화차이 등의 이유로 해외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최근 대형뮤지컬들이 '역진출'과 같은 새로운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닐 세다카는 아직도 미국에서 인기 있는 레전드급 아티스트로 78세의 나이에도 전미 투어를 하고 있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의 노래를 뮤지컬로 만든 '오캐롤'은 매우 흥겹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에서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달초 디큐브아트센터를 찾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계자가 '오!캐롤'보고 내놓은 평이다. 브로드웨이의 객석 500석짜리 소극장 뮤지컬이 한국에서 1000석 이상의 대극장 뮤지컬로 거듭났다. 무대부터 안무 그리고 스토리까지 90% 이상 바뀌었다. 브로드웨이 관계자의 긍정적인 반응에 '오!캐롤'제작사 쇼미디어그룹은 한국버젼을 브로드웨이에 올리는 '역진출'을 준비한다. 박영석 쇼미디어대표는 "곧 미국의 프로모터들과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대본을 영문으로 옮기는 작업 중이며 미국 뮤지컬·극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로드쇼도 준비 하고 있다.
역진출의 시작은 브로드웨이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린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다. 몇 번의 고배를 마신 뒤 내놓은 '우회전략'이 바로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지킬 앤 하이드' 월드투어버젼이다. 오디컴퍼니는 브로드웨이에서 빛을 보지 못한 '지킬 앤 하이드'를 한국프로덕션으로 성공시킨 바 있다. 이번에는 해외 판권을 사서 브로드웨이 배우들로 구성된 월드투어버젼으로 세계 시장을 겨냥한다. 한국공연이 끝난 뒤 싱가포르와 마카오 투어가 예정돼 있으며 이후 유럽에도 올리겠다는 포부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토니 상에 '리메이크 상' 부문이 있다. 세계의 뮤지컬 시장에는 이런 사례가 너무 많다. '레미제라블'도 프랑스에 올렸을 때는 막을 못 올릴정도로 대실패였으나 영국에서 재해석해 무대에 올려 대박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은 끊임없이 재생산 되고. 재해석되고, 재가공되는게 특징이다. 우리 뮤지컬 시장도 성숙해지면서 이런 시도들이 등장한 것"이라며 "당장 이 작품들이 세계시장에서 성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다. 앞으로 이런 시도들이 많아지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CJ E&M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와의 공동제작방식으로 세계시장을 노린다. 현지의 양질의 개발자들과 작품을 공동 개발한 뒤 수익과 판권을 나눠가지는 방식이다. 이미 2012년 '킹키부츠'라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공동제작자로 참여한 CJ E&M은 킹키부츠의 아시아 판권은 가져왔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는 '어거스트 러쉬'를, 웨스트엔드에서는 '백투더 퓨처'를 공동개발 중에 있다. 특히 어거스트 러쉬는 CJ E&M이 단독 메인 프로듀서로 나선다.
소형 창작뮤지컬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해외 진출에 성과를 얻고 있다. 현지화가 비결이다. 창작뮤지컬 '인터뷰'는 한국뮤지컬 최초로 영어로 번안돼 오프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지난 2월부터 한달가량 세인트 클레멘츠 극장에 올려 객석점유율 평균 73%, 누적 관객 3,272명이란 실적을 거뒀다.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초연 공연이 막을 내린 지 한달이 안 돼 일본에 '논-레플리카'(원작에 수정·각색·번안을 허용하는 방식)로 진출한다. 최동욱(세븐)과 초신성의 멤버 성제가 캐스팅돼 5월 일본 선샤인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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