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가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는 다시 '총동원령' 발효돼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여들었고, 경찰은 경력을 대폭 증강해 돌발사태 대비에 착수했다. 반면, 촛불집회 주최측은 곧바로 환영 입장을 밝혔다.
27일 오전 4~5명 가량 보수단체 회원들만 태극기를 들고 집결해 있던 박 전 대통령의 강남구 삼성동 자택 앞에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방침이 뉴스를 통해 흘러나간 후 빠르게 인원들이 늘어났다. 오후 2시 현재 150여명 규모로 늘어났다.
박사모는 홈페이지 회원들을 대상으로 "애국시민 전원, 지금 즉시 삼성동 박근혜 대통령님 사저(자택)로 (삼성동 삼릉초등학교 앞)"라는 총동원령 문자를 배포했다. 또 다른 보수단체인 대통령복권국민저항본부는 오후 4시30분 대검찰청 주변에서 검찰의 영장청구에 반발해 규탄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성동 사저 앞에는 지지자들이 붙여놓은 박 전 대통령의 사진과 응원 포스트잇, 장미 등이 여전히 눈에 띄었다. 태극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은 취재진들을 향해 "우리가 말한 대로 쓰지 않는다" "인터뷰 하지 말라"고 소리를 치는 등 격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박사모는 박사모 홈페이지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영장청구 소식을 전하면서 "짜여진 각본이네요. 이게 나라입니까", "하늘도 울고 나도 울었다" "검찰 천벌 받을 듯"이라는 등 한탄섞인 분노를 드러냈다. 일각에선 검찰의 영장 청구에 대해 세월호 정국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도 있다.
이날 한 박사모 회원은 "사고 원인을 수년간 대통령 탓으로 돌려서 탄핵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원인 제공을 했다"며 "세월호 유족을 고발하자"고 했다.
다른 회원들은 "고소하면 참여하겠다" "고발할 방법을 찾아달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사저에는 오전 7시30분께 미용과 화장을 담당하는 정송주·매주 자매가 집에 들어가 오전 9시10분께 나왔다. 30분 뒤에는 가사도우미가 들어갔다. 유영하 변호사를 비롯해 변호인단과 친박 의원들의 발길은 아직 포착되지 않는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사저 주변 경비경력에 3개 중대를 추가해 총 6개 중대 480명이 대기하며 돌발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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