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 금융CEO 줄줄이 연임
입력 2017-03-24 16:10  | 수정 2017-03-24 21:10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까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연임됐다.
초저금리 시대에 실적도 선방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그룹 총수가 부재중인 위기 상황인 만큼 경영 안정을 위해 기존 CEO들이 자리를 지키는 게 필요하다는 주주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삼성생명·삼성화재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창수·안민수 사장의 연임 안건을 각각 통과시켰다. 김 사장과 안 사장은 2014년 부임해 올해 초 첫번째 임기를 마친 데 이어 2020년 3월까지 국내 생명·손해보험 1위 보험사 수장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자살보험금 미지급건을 놓고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로 연임이 어려웠던 김 사장은 주총 전에 제재 수위가 내려간 덕분에 기사회생했다. 삼성생명은 이달 초 긴급이사회를 열어 자살보험금 미지급액 1740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후 금감원이 다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김 사장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경징계인 주의적경고로 낮춰줘 연임 걸림돌이 사라졌다.
이날 주총장에서 김 사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가 계속되고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어려운 보험업황 속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며 "4년차인 올해는 판매 상품 포트폴리오를 균형적으로 확대하고 지속적인 원가 혁신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그룹 내 주요 금융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며 준비해왔던 지주사 전환 작업은 잠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사 전환은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추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자살보험금 관련 제재로 향후 1년간 금융당국 승인이 필요한 신사업 진출이 금지된 것도 족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받은 기관경고조치는 앞으로 1년간 보험사·카드사·금융지주사 등 다른 금융사의 새로운 최대주주가 되는 것을 금지한다. 타 계열사 지분 확보에도 제동이 걸리고 헬스케어 등 보험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신사업 진출에도 제약이 불가피하다.
안 사장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보다 5.7% 증가한 86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한 점을 인정받아 무난히 연임에 성공했다.
삼성카드도 이날 열린 주총에서 원기찬 사장 재선임을 확정했다. 임기는 3년으로 2020년 3월까지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악재에도 지난해 삼성카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1%, 12.2% 늘어난 3조4701억원, 4309억원을 기록했다. 원 사장은 "올해는 가계부채 증가와 인터넷전문은행 등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으로 카드업계 경영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디지털 혁신을 통해 성장의 기틀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성 기자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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