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재인의 대선출정 메시지 "상식이 상식되는 나라"
입력 2017-03-24 14:12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온 국민의 뜻을 모아 이제 정권교체의 첫발을 내딛는다"며 19대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외부 공식행사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영상을 통해 공개한 국민출마선언문에서 "상식이 상식이 되고 당연한 것이 당연한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며 "정의가 눈으로 보이고 소리로 들리며 피부로 느껴지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고 성공할 때까지 도전할 수 있고 마지막까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대한민국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공식 홈페이지에 '문재인과 국민출마선언'이라는 공간을 마련해 국민 목소리를 담아왔고 이번에 SNS영상으로 전파했다. 출마선언 동영상은 전국민이 직접 읽는 모두함께편, 문 전 대표의 나레이션으로 만들어진 문재인편, 재외국민이 출연한 재외국민편 등 세 편으로 구성됐다.

대선에 재도전하는 문 전 대표는 "대한민국을 국민이 바꿉니다. 우리는 오늘 함께 출마합니다. 국민과 문재인이 함께 갑니다"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과 손잡고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였다.
문 전 대표는 각자 다양한 위치에 있는 국민들의 희망과 바람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그대로 따르겠다고 했다.
그는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가난에 허덕이지 않고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존경받을 수 있으며 다름이 틀림으로 배척당하지 않아야 한다"며 "학연과 지연이 없어도 서러움을 겪지 않고 내 능력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저출산문제와 맞벌이 여성의 애환을 바라보며 "마음 편히 아이낳아 걱정없이 키우고 일하는 엄마도 힘들지 않은 그런 나라"를 표방했다.
문 전 대표는 튼튼한 자주국방을 강조하면서 "세계 어떤 나라도 두렵지 않은 강한 국가"를 내세웠고 "국방 의무를 자랑스럽게 마치면 학교와 일자리가 기다리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실향민이 아버지 산소에 가서 소주 한잔 올리고 남북이 다시 만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약속했다.
아울러 문 전 대표는 △재외동포들이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라고 자랑할 수 있는 당당하고 품격 있는 나라 △역사를 잊지않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 △독립유공자들과 위안부 피해자분들께 도리를 다하는 나라 △희생과 헌신으로 나라를 지킨 분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나라 △장애가 장애인지 모르고 살 수 있는 나라 등의 차기 정부 밑그림을 소개했다.
문 전 대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다르기에 조금은 시끄럽고 정신없더라도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사는 존중과 통합의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출마선언 영상에 대한 전체 연출을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가 맡았다. 작곡가 김영석 씨가 음악감독을 했으며, 문 전 대표의 나레이션편에 록그룹 YB의 '흰수염 고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렸다. 동영상 제작까지 일주일가량 걸렸으며 해외 30개국에서 총 5000명이 참여해 목소리를 남겼다.
문 전 대표는 올해 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절차가 진행되던 시점에서 가급적 조심스러운 대선 행보를 이어갔다. 공식 대선출마 일정도 다른 주자에 비해 가장 뒤로 미뤘는데 이번에 대규모 행사없이 감성적인 온라인 영상으로만 출마선언을 대신했다. 전직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이라는 혼란스러운 국정상황에서 축제분위기보다는 '더 준비된 대통령'을 내세우며 대선을 향해 차분히 나아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선 1위 주자로서 장외에서 출마선언하게 되면 지지층 동원 등으로 인해 '세몰이한다'는 비판여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인양에 따라 지난 23일 예정됐던 출마선언을 하루 미룬 것도 같은 이유이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제 18대 대선을 앞두고 지난 2012년 6월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출마선언문을 낭독한 바 있다. 그 당시 문 전 대표는 "암울한 시대가 나를 정치로 불러냈다"며 "보통사람들이 주인인 우리나라, 편가르지 않고 함께 가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대문 독립공원은 문 전 대표가 1970년대 민주화운동으로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 터이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출마선언할 계획을 검토했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촛불민심을 지켜보다가 시기를 놓쳤다"며 "탄핵 등으로 사회가 어려운 상황도 고려해 영상으로만 출마선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출마선언 동영상은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유튜브 등에서 볼 수 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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