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닭고깃값 인상 철회…"농식품부 자제 요청 따른 것"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가 닭고깃값을 인상한지 하루만에 이를 철회했다.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에 따른 것이다.
24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는 23일부터 전국 147개 전 점포에서 판매하는 백숙용 생닭(1㎏) 가격을 15%가량 올렸으나 하루만인 24일부터 이를 다시 원래 가격으로 환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5180원에서 5980원으로 800원 올랐던 백숙용 생닭 가격은 이날부터 다시 5180원으로 내려간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육계 시세를 반영해 40여일 만에 닭고깃값을 올렸으나 업계 1위가 가격을 인상하면 동업계의 가격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며 농식품부가 인상 자제를 협조요청해왔다"며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인상 자제를 요구한 이유는 전반적인 닭고기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와 브라질산 썩은 닭 파동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가뜩이나 닭고기 자체를 꺼리고 있는데 대형마트가 값을 인상할 경우 닭고기 기피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형마트로 생계를 공급하는 농가에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한 당국이 회사 측으로 가격인상 자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해 왔다는 설명이다.
한편 정부는 일주일 전에도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가격을 올리려하자 세무조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BBQ를 강하게 압박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세무조사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민간기업의 가격 조정권에 개입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행정권 남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