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이 5월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ING생명은 넷마블과 함께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23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ING생명은 다음달 27~28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청약을 받는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가진 기존 주식의 40.9%인 3350만주가 대상이며 별도의 신주 발행은 없다. 그 중 670만주가 일반투자자에 배정됐다.
희망공모가는 3만1500~4만원이고 공모규모는 1조552억5000만원~1조3400억원이다. 공모가는 생명보험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0.51~0.6배 수준이다. 작년 기준 ING생명의 순자산이 4조 1474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상장 후 시가총액은 2조5380억~3조28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다음달 6일부터 21일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24일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같은달 28일까지 공모 청약을 완료하면 5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삼성증권과 모간스탠리가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KB증권, 미래에셋대우, 골드만삭스도 공동주관사다.
ING생명보험은 지난 1991년 네덜란드생명보험 한국 현지법인으로 설립됐으며 생명보험업계에서는 국내 5위 규모다. 작년 매출액은 4조2657억원이며 영업이익으로 3218억원을 기록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말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서 투자액 절반 이상을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국내외에 인수했거나 자금을 투자한 회사가 65개사에 달한다. 코웨이 등 2개사가 상장사이며 나머지 63개사는 비상장 기업이다. MBK파트너스는 당초 ING생명을 중국계 자본에 매각하고자 했다. 하지만 인수가격 문제와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내 여론 약화 등 이유로 결렬됐다. 그러자 곧바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 회수로 방향을 급선회 했다.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지 한달만에 승인을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자기자본, 매출액, 이익을 따져 우량기업 요건에 해당할 경우 상장심사기간을 45일에서 20일로 간소화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PEF가 상장을 통해 자금 회수에 나선 것은 MBK파트너스가 처음이다. 지난해 MBK파트너스는 100% 지분을 보유한 일본 기업 고메다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켰다. 고메다는 지난 2013년 인수한 일본의 유명 커피체인으로 기업공개를 통해 MBK파트너스는 투자금의 6배 이상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이번에도 같은 방법으로 성공하는 국내 첫 사례를 남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또한 여전히 최대주주로서 59.1% 지분을 보유한만큼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다음달 25~26일에는 올해 IPO 최대어가 될 넷마블이 공모 청약을 받는다. 같은 주에 조단위 공모규모의 청약이 동시에 진행되는만큼 청약 직전까지 두 종목을 두고 저울질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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