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3월 22일 뉴스초점 - 베이징만 못한 서울 공기
입력 2017-03-22 20:14  | 수정 2017-03-22 20:46
지금 보시는 두 장의 사진은 어제와 오늘 서울 강남대로의 모습입니다. 희뿌연 먼지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도시가 하루만에 화창해졌죠.

어제 서울은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공기의 질이 나빴습니다. 그 유명한 중국 베이징보다도 말이죠.

한국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이미 1990년부터 OECD의 평균을 웃돌았고, 재작년부턴 OECD에서 터키 다음으로 나쁩니다.

때문에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기대 수명보다 일찍 숨지는 조기 사망자도 1990년대보다 더 늘었지요.

이러니 이젠 대책을 세울 차례죠. 우리 정부가 세운 대책은 뭘까요.

사실 미세먼지는 중국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지금은 사드 문제로 어쩔 수 없으니 우선은 국내 문제부터 보죠.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면, 먼저 수도권 공공기관 직원들이 나섭니다.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관할 사업장·공사장 조업을 즉각 중단합니다.


그런데, 수도권 공공기관 종사자는 52만 명이 다 입니다. 수도권 20대 이상 인구의 2.8% 밖에 안 되고, 차량도 수도권 전체 750만 대 중 12만 대에 불과한데 과연 이게 효과가 있을까요?

더 큰 문제는, 이 조치조차 웬만해선 발령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기준이 너무 까다롭거든요. 최악의 미세먼지가 발생한 어제도 발령되지 않았을 정도로요.

이 와중에 환경부는 '미세먼지'란 용어를 바꾸겠다고 합니다. '미세먼지'를 '부유먼지'로, '초미세먼지'를 '미세먼지'로….

그럼 지금까지 '미세먼지'란 이름에 익숙했던 국민들은 '어? 이제 미세먼지가 없어진건가?' 하겠죠?

이름을 바꿔서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니요.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입니다.

지금 미세먼지보다 더 답답한 건 바로 정부입니다. 정부의 눈을 가린 그 먼지부터 없애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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