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 환경규제 축소에 현대·기아차 好好
입력 2017-03-20 17:43  | 수정 2017-03-20 20:33
미국 도널드 트럼프발 환경 규제 예산 삭감안이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환경오염 규제가 완화될 경우 미국 시장 내 인기가 높아지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현대·기아차의 차량 판매 유연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유진투자증권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환경보호청(EPA) 예산 대규모 삭감이 완성차 업체들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EPA의 예산을 31%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산이 삭감되면 EPA 직원 약 20%가 정리해고되며 다수의 환경 보호 관련 정책이 중단될 수 있다. 반면 완성차 업체들에는 나쁠 것이 없다는 평가다. EPA는 미국의 환경 관련 법안의 입법·행정·집행을 담당하는 정부기관으로, 2010년부터 미국 도로교통국과 함께 자동차 연비 기준을 제정해왔다. 연비 규제에 대한 EPA의 권한 축소는 규제 완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PA 규제 축소는 기존 환경오염 이슈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던 완성차 업체들의 차량 판매 유연성을 넓혀줄 것"이라며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SUV 판매 비중이 커 연비 효율이 낮은 기아차의 수혜가 더 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SUV는 승용차보다 무거워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77만5000대를 미국 시장에서 판매했는데 이 중 SUV 판매 비중은 28%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기아차는 64만7588대 중 소렌토·스포티지 등 SUV 판매가 24만여 대로 37.1%를 차지했다.
실제로 기아차는 2014년과 2015년 EPA의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간 중소형차 중심의 라인업으로 배출 기준을 맞춰왔지만 최근 미국에서 레저용 차량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EPA가 선정한 목표치를 초과한 업체들은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구매해 사용해야 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5000원(3.3%) 오른 15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는 150원(0.14%) 오른 3만7000원에 마감됐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