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스마트 재테크+] 弱달러에 발동동…달러예금 해지는 일러
입력 2017-03-20 17:35  | 수정 2017-03-20 20:24
미국의 금리 인상(한국시간 지난 16일) 이후 달러당 원화값이 당초 시장 예상과는 다르게 강세 기조를 보이면서 달러화에 집중 투자한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반적인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원화 대비 달러값이 상승하기 때문에 이를 겨냥해 작년 말 이후 많은 투자자가 달러예금을 집중적으로 늘렸다. 실제로 올해 1~2월 달러화 예금은 82억2000만달러 늘어났고 이에 따라 2월 말 현재 달러예금 잔액은 579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시장 전망과 달리 '점진적' 인상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화가 이후 4거래일 연속으로 약세를 보이며 '달러테크'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직전 거래일보다 10.8원 상승한 1120.1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지난 15일(1143.60원) 이후 달러당 23.5원 급등한 수치다. 이날 원화값은 1120원 초반대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10월 20일(장중 1118.9원)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처럼 달러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재테크 전문가들은 기존에 달러화 예금을 가지고 있었다면 달러화 예금을 더 늘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진원 IBK기업은행 PB팀장은 "달러화 예금처럼 직접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추천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미국이 계획대로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린다는 전제하에 "기존에 달러화 예금을 가지고 있었다면 달러화 예금을 유지하면서 잔액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예금 잔액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매 시점마다 조금씩 나눠 달러화를 불입하는 분할매수를 추천했다. 변동성이 큰 만큼 분할매수를 통해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민 신한은행 해운대 PB센터장은 "최근 달러화의 상대적 약세는 달러 자체의 약세보다는 국내 기업 수출 호조에 따른 원화 강세 요인이 더 크다"며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정돼 달러화 반등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달러화가 약세인 지금이 오히려 달러화 예금을 늘리기에 적기"라고 지적했다. 고재필 하나은행 PB팀장도 "최근 급등했던 글로벌 위험자산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달러화 예금을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다만 고 팀장은 "장기적으로 달러는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도 "분산투자 차원에서 달러화 예금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달러화 예금의 낮은 수익률이 내키지 않는다면 예금을 인출해 다른 달러화 자산에 투자해볼 수도 있다. 윤 센터장은 국내 기업이 발행한 달러화 채권을 추천했다. 그는 "달러화 반등 시 환차익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채권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안정적 수익률을 누릴 수 있어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 보장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권고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계획에 따라 달러화를 기반으로 한 상품에 추가로 투자해야 할지를 고려하고 있다면 뱅크론 펀드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 팀장은 "금리 인상기 뱅크론 펀드는 안정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뱅크론 펀드는 미국의 시장금리 인상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오르는 상품인데 시중은행들이 보유한 기업의 변동금리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올라 기업이 은행에 내는 이자가 커지면 펀드 수익률도 높아지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또 원금손실 우려가 비교적 작다는 장점도 눈에 띈다. 투자 대상인 채권이 담보부 채권이고, 은행이 선순위 채권자이기 때문에 기업이 부도나더라도 투자 대상인 기업채권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 팀장은 "달러화 예금의 수익률이 낮아 아쉽다면 달러화 예금을 빼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하는 것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