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보험 가입 전 보험사 판매 민원 비교 `제대로` 하세요~"
입력 2017-03-20 16:40 

#30대 초반 김지현(가명)씨는 설계사의 재무설계를 받고 월납 20만원 20년납 연금보험에 가입했다. 생전 처음 받아본 보험설계지만 해당 설계사 소속 회사가 불완전판매 민원건수가 가장 적다는 말에 혹해서다. 하지만 이후 자신이 가입한 보험이 연금보험이 아닌 종신보험인 사실을 알게된 김씨는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험 일선 영업현장에서 설계사들이 소속 회사가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건수가 가장 적어 고객이 만족하는 최고의 보험사라고 홍보하는 등 소비자들을 잘못된 정보로 현혹시키는 경우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보험판매와 관련된 민원은 계약 건수가 많을 수록 늘어나는 구조로 각사별로 규모 등이 천차만별인 보험시장에서 절대값으로 비교가 불가능하다. 대신 제대로 비교하려면 생명보험협회에서 표준화해 공시하는 각사별 계약 10만건당 민원건수를 이용하는게 좋다.
20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실에 따르면 19개 생보사들의 '2016년 4분기 판매관련 전체 민원수'와 '10만건당으로 표준화한 민원수'를 줄세워본 결과 보험사들의 민원순위가 많게는 14계단까지 크게 요동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대형보험사들의 경우 보유계약이 많아 표준화한 민원건수로 줄세워 봤을때 대체적으로 보험사 민원관련 순위가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삼성생명은 지난 4분기 민원수가 445건으로 생보사 중 가장 많았으나 10만건당 민원수는 2.48건으로 민원 수가 가장 적은 다섯 손가락(5위) 안에 꼽혔다. 이는 표준화 작업을 거친 후 약 14계단 상승한 수치다. 교보생명(3위)과 한화생명(9위) 역시 각각 11계단, 9계단씩 상승했다. 신한생명(6위)은 4계단 상승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민원을 단순 수치로만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특히 대형사의 경우 보유계약도 많고 판촉을 위한 마케팅도 활발해 판매 또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있어 판매 관련 민원의 절대값이 타사보다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농협생명은 대형사임에도 전체 민원은 110건 발생하고, 10만건당 판매관련 민원이 1.91건 발생하며 민원이 가장 적은 생보사 자리를 꿰차 주목된다. 농협생명의 경우 방카슈랑스 시장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불완전판매 등 판매 관련 이슈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것으로 풀이된다.
텔레마케팅 등 비대면채널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민원발생빈도가 19개사 중 2번째로 낮은 라이나생명 역시 눈길을 끈다. 라이나생명은 고객불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5가지 항목(대리녹취, 임의청약, 고의누락, 사통화, 고객정보 유출)을 선정해 해당 사항이 발생하면 설계사들을 엄격하게 제재하는 '무관용 원칙'을 채택하는 등 민원관리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동부생명·KB생명 등 중소형사들은 10만건당 계약을 기준으로 했을 때 순위가 10계단 안팎으로 하락했다. 특히 KB생명의 경우 전체 판매 관련 민원발생건수가 96건으로 민원이 적은 축에 속했으나 10만건당 계약건수로 이를 표준화하면서 순위가 6위에서 17위로 11계단 떨어졌다. 4분기 전체 민원이 18건 발생하며 민원건수가 가장 적은 보험사 1위를 지키던 푸르덴셜 생명 역시 10만건당 민원수를 살펴보니 10위로 주저앉았다.
절대·상대적으로도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보험사로는 KDB생명·메트라이프생명·DGB생명 등이 뽑혔다. 이들 보험사는 절대적인 판매 관련 민원의 수도 많은데다 보유계약도 적어 민원수 표준화 전후 모두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신뢰도를 비교함에 있어서 민원 총 수보다는 각사별로 동일한 기준에서 이를 표준화한 10만건당 민원건수가 더욱 정확한 민원 발생빈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