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블랙리스트 예술인` 광화문 캠핑촌 넉달보름 만에 해단
입력 2017-03-20 16:21  | 수정 2017-03-21 16:38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하며 광화문광장에 캠핑촌을 꾸리고 약 140일 동안 노숙농성을 벌여온 문화예술인과 노동자들이 캠핑촌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퇴진 광화문캠핑촌'은 20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 파면으로 캠핑촌의 1차 목표를 달성했으니 해단한다"고 말했다.
광화문캠핑촌 예술인들은 언론과 국회가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폭로한 이후인 지난해 11월4일 첫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노숙 142일째인 오는 25일 촛불집회와 함께 해단 문화제를 열고 텐트촌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캠핑촌 예술인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광화문캠핑촌은 촛불로 친 텐트였고 촛불로 만든 마을이었다"면서 "우리는 외치고, 노래하고, 춤추고, 그리고, 쓰고, 사진을 찍고, 신문을 만들고, 토론했다"고 되짚었다.

이어 "우리가 외쳤던 일들 일부는 현실이 됐다"면서 "블랙리스트 주범인 조윤선·김기춘과 노동자를 탄압한 이재용이 구속됐고 이 모든 사태의 총책임자 박근혜 시대가 끝났다"고 전했다.
이들은 "캠핑촌은 종료하지만 박근혜 구속과 적폐 청산이라는 남은 과제를 위해 각자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수많은 지지와 응원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고개를 숙인다"며 해단을 선언했다.
광화문 캠핑촌장을 맡은 송경동 시인은 이날 자리해 "한국 사회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향한 행진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광장을 달궜던 주권자들의 명령처럼 박근혜 정권의 잔재가 모두 폐기돼야 한다"고 했다.
풍물인 하정애 씨도 "돈과 권력이 중심인 사회에서 순수예술이 자칫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살 떨리는 위기감에 광장에 나왔다"며 "풍물로 싸워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소외된 이들을 위해 광장에 함께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재 철거작업에 한창인 광화문캠핑촌은 최종 해단 이후 차기 정부에 블랙리스트진상규명위원회(가칭) 구성을 촉구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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