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WP "틸러슨 중국에 외교적 승리 안긴듯"…부정적 평가
입력 2017-03-20 07:59 
'對北 역할' 좀 하시오 (베이징 AP=연합뉴스) 중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회담후 굳은 표정으로 함께 기자회견장에 도착하고 있다. 이날 양국 외교장관 회동에서 북핵 해법과 관련 중국은 '대화와 협상'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고, 미국은 북한이 '더 좋은 길을 선택하게

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WP는 "첫 데뷔 무대에서 중국에 외교적 승리를 안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P는 이날 이 같은 제목의 머리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중국을 비난했지만 틸러슨 장관은 방중 기간 중국 지도부와 건설적이고 '결과 지향적인' 양국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 때문에 틸러슨 장관은 대북군사력 사용 옵션 경고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실제 시 주석은 틸러슨 장관에게 "당신은 새 시대에 양국 관계가 원만하게 전환될 수 있게 많은 노력을 해 줬다"고 평가하면서 "중미 관계는 오로지 협력과 우정에 의해 규정될 수 있다는 당신의 언급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도 중국 언론이 '외교적 승리'로 자평할 만큼 틸러슨 장관이 중국에 너무 숙였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상호 존중'의 표현이다. 이는 '신형 대국관계'를 주창해 온 중국이 캐치프레이즈처럼 강조해 온 것으로, 중국 측에서는 미·중 양국이 상대방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이 대만, 티베트, 홍콩 문제는 물론 더 나아가 남중국해 문제에까지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 외교 전문가들은 틸러슨 장관의 상호 존중 표현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 인민대학의 미·중 관계 전문가인 진 칸롱 박사는 "중국은 그동안 이 표현을 강력히 지지해 왔으나 미국은 사용 자체를 꺼려왔다"면서 "틸러슨 장관의 이번 발언은 중국에서 매우 환대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 연구원은 "양국 관계를 설명하는 데 있어 미국은 중국의 표현을 그대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독자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레이저 연구원은 특히 "상호 존중이라는 표현은 중국이 '협상 불가'로 받아들이는 여러 이슈를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이 표현에 동의함으로써 미국은 사실상 '이들 이슈에 관한 중국의 타협 불가 입장을 받아들인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실수다. 중국은 미국이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아시아 동맹'과 같은 이슈를 받아들일 어떤 의향도 드러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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