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해진 부동산 경기때문에 매매보다 전세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잔액은 2월말 기준 35조7757억원으로 1월말 34조5065억원보다 1조2692억원 늘었다. 한달치 증가분만 놓고 보면 지난해 10월 1조5229억원 이후 2년새 두번째로 큰 금액이다. 지난해 같은달 7531억원과 비교해도 두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두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것과 대조된다. 기업은행까지 포함한 6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1월 2조1048억원 줄어든데 이어 2월에는 8617억원까지 감소폭이 확대됐다. 주담대 잔액이 줄어든 것은 정부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기존 50%에서 각각 70%·60%로 완화한 201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셋값 역시 상승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월 서울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4억2204만원,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2억3719만원으로 전달보다 각각 51만·50만원씩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37만가구로 1999년 이후 가장 많아 '입주폭탄'발 집값 하락이 우려되는데다 은행들의 주담대 심사 강화 탓에 많은 수요자들이 올해는 주택을 매입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전세 세입자들이 매매보다는 전세를 유지하는 것을 선택하면서 전세대출도 함께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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