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점을 뚫은 코스피의 박스권 탈피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국내외 불확실성을 제거하며 상승세에 올라탔지만 기관의 매도가 강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2150선을 탈환하며, 2150.08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150선을 넘은 건 지난 2015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이날도 오후 1시 현재 장중 2158.87까지 오르며, 박스권 탈출을 노리고 있다.
코스피가 6년만에 '레벨 업'을 시도하는데는 미국 금리인상과 정치 불확실성 해소가 한몫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지난해부터 증시를 괴롭힌 악재를 털은 데다가 정경유착 해소, 기업 경영 투명성 확대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기로 하면서, 최근 랠리에 탄력을 더했다. 연준 결정에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만큼 수출 중심국인 한국에 활력이 돌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경기 자신감과 신중한 통화정책 노선을 재확인 했다"며 "한국 수출 반등과 중장기적 실적 기대감이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어지고 있는 국내 기관의 매도는 부담이다. 기관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824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이 물량을 받으면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단기 변동성을 확대하는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가 기대감으로 성장한 만큼 상장사의 실적에 따라 추가 상승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실적 발표 시점을 앞두고 시장 기대치는 개선되는 추세다. 코스피 상장사의 1분기 이익 전망은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향 됐다. 2월초 42조7000억원이었던 전망치는 43조3000억원으로 높아졌다.
배성영 KB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상승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저성장이 장기화돼 매출 성장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라며 "이는 이익 성장의 지속성, 신뢰성과 밀접하다"고 지적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 이익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단기 변동성이 확대 되면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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