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3월 16일 뉴스초점-폴리페서 '유감'
입력 2017-03-16 20:09  | 수정 2017-03-16 20:29
'대목 장이 열렸습니다'
설도 지나고, 추석도 한참 남았는데 무슨 얘기냐고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재를 찾으려는 후보들과 특정 후보에 줄을 대려는 사람이 몰리는 큰 시장이 열렸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대학교수를 빼놓을 수 없죠. 정치에 참여하는 교수, 이 폴리페서를 둔 장마당은 5년마다 아주 진풍경을 보입니다.

교수들은 왜 정치를 하려는 걸까요?

자신이 배우고 익힌 이론을 현실 정치에 접목해보고 싶다는 교과서적인 설명도 있지만, 그 이면엔 줄 잘 타면 공직으로 나갈 수도 있고, 번듯한 기업의 사외이사 길도 열리고, 다시 학교에 돌아와도 큰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 참여했던 폴리페서는 줄잡아 500명, 이 가운데 장차관급 공무원으로 임명된 숫자는 48명으로, 관료 출신 다음으로 많습니다. 국회에도 19대 40명, 20대에는 28명이 진출했죠.

이들 모두가 다 잘못했다 말할 순 없지만, 이런 경우는 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문재인 대선 캠프에 합류한 김광두 전 석좌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습니다. 문 전 대표와 박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확연히 다른데, 그의 변심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직접 가서 '창조경제'는 어떻게 했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대학은 폴리페서들에게 굉장히 관대합니다. 다시 돌아와도 언제든 자리를 내주고, 그 사이 수업은 시간 강사가 대체해주죠. 학교는 명성을 얻고, 교수는 출세를 얻는다고 치면 이걸 위해 학생들만 희생되고 있는 겁니다.

미국에선 교수들이 정계에 진출할 때 휴직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 기간도 2년이 넘으면 사표를 내야하고, 다시 강단에 복귀할 땐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하죠.

일본은 아예 교수직을 그만두는 게 관례입니다. 우린 지난 대선에 참여한 수백 명의 교수 중 사직한 사람은, 단 한 명 뿐입니다.

'폴리페서'는 때로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선은 이들에게 '대목 장이다'라고 할 정도라면, 분명 문제는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는, 지금 나와 있는 정계에 진출해 있는 이들만 봐도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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