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트라 수출전문가의 조언 "베트남·인도·몽골 공략할 때"
입력 2017-03-16 16:21 

"지금 중국 때문에 상처받는 기업들이 많다. 향후 수출방향도 못 잡고 있다. 물건 먼저 보내고 대금을 회수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기회에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걸 업체들이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중국 올인 전략 수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16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KOTRA 본사에 열린 좌담회에서 수출전문위원들은 G2(미국·중국) 대안으로 베트남, 인도, 몽골,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꼽았다. G2 수출의존도가 38.5%로 쏠림 현상이 심각한데 최근 정치·경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대체시장 진출 고삐를 죄야 한다는 주문이다.
KOTRA에는 현재 총 231명의 수출전문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수출현장 경력을 합치면 무려 4000년에 이른다. 전문위원들은 현업에서 물러난 후 수출 경험이 적거나 없는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다.
정주환 전문위원은 "소득수준이 어느 정도 돼야 팔리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베트남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인구가 풍부하고 경제성장률이 높은 베트남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몽골도 인구가 330만명 밖에 안되고 낙후된 곳으로 알지만 그렇지 않다"며 "저소득 국가라 할지라도 소비를 주도하는 계층이 있기 마련이고 이들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선 전문위원은 키르기스스탄 수출 자문 경험을 설명하며 중앙아시아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선 위원은 "J사는 중국산보다 40% 비싼 고급 원단을 지난해 키르기스스탄 수출에 성공했다"며 "중앙아시아에서도 고급 제품을 찾는 수요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상윤 전문위원은 아프리카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11억명 수준인 아프리카 인구는 2050년 25억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중산층 인구는 현재 3억명 안팎에서 2040년 9억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상윤 위원은 "콩고와 가나 같은 나라는 자금과 인구가 풍부하고 외상거래가 거의 없는 편"이라며 "수요가 많은 병원관리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솔루션쪽으로 수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3인의 수출전문가는 CEO(최고경영자), 직원, 바이어 '3박자'가 잘 맞아떨어져야 수출도 잘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선 위원은 "CEO의 수출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CEO가 열과 성을 가지고 발로 뛰는 기업은 어김없이 수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CEO 의지를 잘 받쳐줄 수 있는 무역인력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상윤 위원은 "수출 품목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자금력 있는 바이어를 많이 발굴해 데이터베이스화 하면 수출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 위원도 "수출 초보 기업들은 바이어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출기업에 대한 정확한 바이어 정보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함께한 고희채 KOTRA 글로벌전략지원단 박사는 "지역 뿐만 아니라 수출품목의 다변화를 통한 수출 리스크 완화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4차 산업혁명은 몸이 가벼운 중소·중견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