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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정사업본부, 美기관과 제휴…미국 도심 빌딩에 1조원 투자
입력 2017-03-15 17:52 
우정사업본부가 미국 주요 연기금·보험사와 손잡고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1조원을 투자한다. 약 110조원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국내 2위 기관투자가인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미국 뉴욕 본사 빌딩과 글로벌 금융회사 나티시스의 프랑스 파리 본사 빌딩에 잇따라 투자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해외 부동산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모습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은 최근 미국 주요 도시에 위치한 사무용 빌딩에 투자하기 위해 교직원퇴직연금기금(TIAA) 푸르덴셜생명 뉴욕라이프 등을 비롯한 미국 기관투자가들과 함께 부동산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투자 대상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우정사업본부가 해외 기관투자가들과 조(兆) 단위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공동으로 결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펀드에 5000억원을 투자하고 미국 기관들은 나머지를 담당할 계획이다. 펀드 투자 대상은 뉴욕과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대형 도시의 사무용 빌딩을 담보로 발행하는 선순위 대출채권이다. 선순위 대출채권은 큰 시세 차익은 없지만 고정적인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연간 목표수익률은 5% 내외로 정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말께 펀드 결성을 마친 뒤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양측은 총 1조원에 달하는 투자 자금을 3개 부동산 펀드에 각각 3000억여 원씩 나눠 위탁 운용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펀드 운용은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삼성SRA자산운용·하나자산운용이, 현지에서 펀드 운용은 TIAA·뉴욕라이프·푸르덴셜생명의 각 계열 자산운용사들이 담당할 예정이다. 국내와 현지 운용사가 한곳씩 짝을 이뤄 펀드를 공동으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올 들어 우정사업본부는 해외 대체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시장 흐름에 영향을 덜 받는 구조화채권 투자에 중점을 두겠다는 복안이다. 일례로 다음달에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해외 보험연계증권(ILS) 펀드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정진용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해외 투자 비중을 늘려갈 수밖에 없다"며 "무작정 해외 투자를 확대하기보다는 기대수익이 낮아도 손실 위험이 작고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을 선별해 서서히 투자를 늘려 나가겠다"고 전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운용자산이 총 110조원에 달해 국민연금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기관투자가다. 사업별로는 예금사업단과 보험사업단으로 구분돼 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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