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닭 쫓던 개` 자유한국당, 황교안 특혜경선 없던 일로
입력 2017-03-15 16:38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공식 선언하면서, 오매불망 그를 기다려온 자유한국당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자유한국당은 서둘러 '황교안 경선 특례'를 취소하고, 예비경선 후보자 등록시한을 하루 연장해 마이너리그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15일 한국당은 당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각각 열어 후보자 추가등록 특례조항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당초 한국당은 예비경선으로 상위 3명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를 '컷오프'하되, 이달 말로 예상되는 본경선 여론조사 직전까지 추가등록을 허용하는 특례조항을 만들어 '뒷문 경선' 논란에 시달렸다. 한국당은 특례조항이 특정후보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왔지만, 황 권한대행 대선 불출마 직후 특례조항을 폐기함으로써 그를 위한 맞춤형 특혜였다는 점을 방증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3시로 마감될 예정이던 예비경선 후보자 등록 시한을 16일 오후 9시로 하루 연장했다. 특례조항을 활용해 경선에 참여하겠다던 유력주자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에게 정시 등록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신청자가 6명이 넘으면 상위 6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1차 컷오프하고, 다시 2차 컷오프에서 상위 4명을 걸러낸 뒤 본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이날 경선 룰 변경에 따라 특례조항을 이유로 '보이콧'을 선언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도 마감 전까지 후보자 등록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한국당이 대선후보로 영입하려던 외부인사들은 경선참여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국당 중진들은 최근 김 전 총리와 접촉해 대선 출마의향을 타진했으나, 김 전 총리가 가부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권한대행 대선 불출마에 대해 인명진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본인 결단인데 어떻게 하겠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한국당 이외의 모든 정당과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당연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황 권한대행 대선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황 권한대행이 루비콘 강 앞에서 멈췄다. 지금이라도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로 한 것은 당연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이제는 국정 안정과 대선 공정 관리에 전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황 대행의 불출마를 환영한다"며 "탄핵당한 박근혜 정부의 장관, 총리로서 불출마 결정은 당연하다"고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가 황교안 대행은 어떤 경우에도 대선 출마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본선에는 국민의당 후보와 문재인 후보 1:1 대결입니다. 본선에 가면 문재인 피로증, 비교우위론으로도 국민의당이 승리합니다"라고 썼다.
바른정당도 "당연한 얘기"고 "환영하고 현명한 판단"이라는 입장을 냈다.
[전범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