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먹거리 물가 상승률, OECD 최고 수준
입력 2017-03-15 16:26 
연초 국내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OECD 내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제공=OECD]

연초 국내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15일 OECD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3% 급등했다.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물가는 육류·어류·과일·채소·곡물과 조미료·생수·청량음료를 비롯한 먹거리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의 1월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물가는 OECD 회원국 평균(0.4%)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한국보다 상승률이 높은 국가는 정치 혼란과 테러를 겪고 있는 터키(7.8%)와 지난해 OECD에 가입한 라트비아(6.2%)뿐이다.
1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로 OECD 회원국 평균(2.3%)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먹거리 물가만 급등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식료품 물가가 상승하면 서민들의 지출 부담이 커진다는 점에서 서민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식료품은 가격이 올라도 사서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먹거리 물가 급등 원인으로 꼽힌다. AI로 발생한 달걀 수급난 현상이 1월 통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설 명절을 앞두고 전반적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도 먹거리 물가 상승에 한몫했다.
2월 먹거리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1월(5.3%)보다는 하락했으나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연초 시작된 먹거리 물가 상승이 향후 달걀과 닭고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농협중앙회가 집계하는 육계 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1㎏당 2327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동월(1㎏당 1373원)보다 69.4% 오른 수치다. 아울러 미국 AI 발생으로 허용됐던 미국산 신선란·닭고기 수입이 지난 6일부로 중단되면서 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미 식탁 위 치킨 가격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치킨 업계 1위인 BBQ치킨은 오는 20일부터 모든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BBQ치킨의 가격 상승이 치킨 업계 전반에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국 AI 발생에 따른 미국산 신선란·닭고기 수입 중단이 국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 조치를 추진해 나가겠다"며 "닭고기 생산자단체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필요할 경우 비축물량을 방출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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