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USTR 대표 내정자, 중국 환율 조작이슈에 `살짝` 힘조절
입력 2017-03-15 16:14 

트럼프 정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내정자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문제에서 한발 물러섰다.
로버트 라이시저 USTR 대표 내정자는 14일(현지시간) 연방의회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중국이 과거에 환율을 조작해 미국의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도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과의 통상문제에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면서 "WTO 체제가 부족한 면이 많기 때문에 미국의 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시저 내정자는 또 "농업 분야 시장 확대의 첫번째 표적은 일본"이라며 향후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농업시장 개방 압박을 예고했다.
라이시저 내정자가 '중국=환율조작국'이라는 인식에 회의적인 것은 대선 당시 "취임 첫날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된다. 이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고문,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윌버 로스 상무장관으로 이어지는 반중(反中) 강경파들의 평소 주장과도 거리가 있다.

이에 따라 라이시저 내정자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태도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열쇠이며, 중국과의 과도한 통상마찰이 미국의 이익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트럼프 정부가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내달 재무부가 발표할 예정인 반기 환율보고서에도 중국에 대한 평가가 당초 예상보다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재무부는 미국과의 무역수지, 외환시장 개입 등을 기준으로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같은 변화에는 강경 일변도의 배넌 수석고문의 주장에 제동을 거는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달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중국을 "환율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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