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통규제 어디까지] 당진어시장으로 들어간 이마트의 상생
입력 2017-03-15 16:04 

대다수의 유통규제에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대립구조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로 인해 전통시장이 피해를 본다는 시각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란 이질적인 두 유통 채널이 협력을 통해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충남 당진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당진어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혁신적인 협력실험이다.
'당진어시장'은 지난 2015년 10월 2층짜리 건물을 신축했다. 하지만 18개월이 넘도록 임차인을 찾지 못했다.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여러 업체를 접촉했지만 번번히 퇴짜를 맞았다. 그러던 중 당진시는 이마트를 접촉했다. 깊게 고민해보지 않고 무조건 손을 내젓던 다른 업체들과 달리 이마트는 고민에 빠졌다. 결국 이마트, 당진시, 당진전통시장, 당진어시장은 머리를 맞대 상생 방안의 새 모델을 만들어보기로 결정했다.
수차례 설명회와 토론 끝에 이마트의 PB제품인 '노브랜드'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이마트와 당진시 측은 '노브랜드 당진 상생스토어'를 신축건물 2층에 입점시켰다. 또 카페와 장난감도서관, 푸드코트 등도 들어섰다. 이로 인해 당진어시장은 2층 노브랜드 매장에서 가공 식품 및 공산품을 구매하고, 1층 어시장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원스탑 쇼핑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상생스토어 오픈 이후 당진어시장의 하루 평균 방문고객이 40% 이상 증가했고 2층 이마트 노브랜드 방문 고객 중 약 25%가 1층 어시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생스토어 2층에 위치한 국내 최대규모의 장난감도서관과 아메리카노를 900원에 판매하는 노브랜드 카페가 들어서면서 당진어시장이 활기넘치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그동안 60대 이상 노년층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지만 도서관과 카페가 생긴 이후 젊은이들이 대거 이곳으로 몰려든 것이다.
당진어시장이 성공적인 모습을 갖춰가면서 당진시도 팔을 걷어붙였다. 당진시는 시장에 공연이 가능한 상설 무대를 설치하고, 주차장 증축, 시장 주변 도로 정비사업 등을 실시해 당진시장을 지역 문화 공간의 메카로 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조명, 상품진열 등 매장 환경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실시해 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기획취재팀 = 손일선 차장 / 김유태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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