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화마 뚫고 생명구한 외국인청년 니말씨
입력 2017-03-15 11:25 
경북 군위에서 화마를 뚫고 한 할머니의 생명을 구한 외국인 청년 니말씨(오른쪽)와 설수진 베스티안재단 사회복지사업본부 대표.

지난 7일 의성소방서로부터 표창장을 수여받은 외국인 노동자 '니말'(39·스리랑카)씨의 선행이 화제이다. 한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치솟는 불길 속을 뛰어든 니말씨의 희생정신이 의성소방서 제보로 뒤늦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현재 의성소방서는 의로운 행동을 몸소 행한 외국인 청년 니말씨를 의상자로 지정하기 위해 경상북도청에 신청한 상태이다.
지난달 10일 오후 1시경 경상북도 군위군의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를 목격한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노동자 니말씨는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조모 할머니(90)를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의 용감한 행동은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불상사를 막았다.
지난 2010년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한국에 입국한 니말씨는 집 근처 과일가게에서 일을 하던 중 근처 주택에서 새어 나오는 연기를 목격했다. 니말씨는 화재를 발견하자마자 불길에 휩싸인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방구석 한 켠에 몸을 웅크린 할머니 한 분을 발견했다. 그는 뜨거운 불길 속에서 재빠르게 할머니를 업고 나왔으며, 그의 빠른 조치로 할머니를 신속하게 응급차로 옮길 수 있었다.
현장에서 니말씨의 행동을 목격한 한 소방관은 "니말씨의 용기있는 행동 아니었으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던 상황인데 정말 고맙고 대단한 외국인 청년이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정작 니말씨 본인은 화마의 피해를 입고 현장에서 곧바로 화상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의료진에 따르면 머리, 목, 손 그리고 손목에 이르기까지 신체 곳곳에 2도 화상을 입었으며 불길 속에서 유해가스를 많이 마신 탓에 기도까지 화상을 입었다.
현재 니말씨는 화상 치료의 고통과 더불어 늘어가는 치료비의 무게로 인해 더욱 고통받고 있다. 그는 과거에 어색한 한국말과 피부색이 달라 직장을 구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그렇게도 힘들게 구한 직장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또한 입원치료를 받느라 고국에 있는 가족과 어린 자녀들에게 생활비를 보내지 못해 초조해 하고 있으며, 그날의 용기 있던 행동은 니말씨 홀로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되어버렸다.
의성소방서로부터 니말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베스티안재단(이사장 김경식)은 이번 선행의 주인공인 니말씨가 의료비로 인해 받고있는 고통을 해소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달 8일부터 온라인 해피빈을 통해 니말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고 모금을 진행하여 화상치료 의료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모여진 500만원 전액을 치료비로 전달할 예정이다.
캠페인을 진행하는 베스티안재단 사회복지사업본부 설수진 대표는 "용기있는 선행을 펼친 외국인 노동자 니말씨가 홀로 감당해야 하는 화상의 고통과 치료비의 무게를 나누어 짊어지는 것은 당연한 우리의 몫이며, 희생정신을 발휘한 외국인 청년 니말씨를 위해 우리 재단이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티안재단은 베스티안병원을 근간으로 설립된 재단이며, 화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국내외 화상환자를 위한 지원과 예방교육 및 인식개선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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