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무원의 무지?'…국보급 문화재 방치
입력 2017-03-14 19:32  | 수정 2017-03-14 20:30
【 앵커멘트 】
대구 도심에 삼국시대 것으로 보이는 불상 33점이 새겨진 바위가 있습니다.
국보급 문화재로 평가되고 있지만 국보 지정은 커녕 관리조차 되지 않은채 오랜 세월 방치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게 공무원의 무지 때문이라면 납득이 되십니까?
심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대구 읍내동 산자락에 오랜 세월을 견딘 큰 바위가 병풍처럼 버티고 있습니다.

바위를 자세히 보면, 잘 조각된 불상이 보이는데, 왼편에는 9층탑, 오른쪽엔 관음보살상이 보입니다.

이끼와 흙물에 온전한 모습이 가려져 있지만, 여래상 등 모두 33점의 불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보물 201호인 경주 남산 마애불상군에 새겨진 29개 불상보다 많습니다.


국보급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6년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박승규 / 영남문화재연구원장
- "과연 불상 군들이 언제 조각되었고 또 그것이 각각 어떤 구성을 했는지…. 우리 지역의 문화재로서는 큰 가치가 있다고…."

문화재 지정을 검토해야할 대구시는 다른 삼국시대 불상과 손모양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예 정밀조사에도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대구시 관계자
- "삼국시대로 판별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 7세기 불상요소를 가지고 있으나 양식이 통일되지 않고…."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손모양이 다른 건 삼국시대 불상에서 어렵지 않게 보이는 현상으로, 무지 탓에 생긴 착오라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국립박물관 학예사
- "삼국시대는 딱 안 들어맞는 수인(손모양)들이 더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실제로 합장한 경주 마애불상과 불국사 금동아미타불, 금동비로자나불 등 삼국시대 고대불상 모두 손모양이 달랐습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정밀조사 없이 모양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방치하는 사이, 이 마애불상군은 흙물과 이끼로 덮여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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