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탄핵후 지배구조 개선땐 한국 주식시장 체질 바뀔것
입력 2017-03-14 17:55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향후 재벌 시스템 개혁으로 이어져 국내 증권시장의 체질 개선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의 마크 모비우스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사진)은 14일 탄핵 정국 후 국내 시장에 다가올 변화에 주목하며 중소기업에서 투자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비우스 회장은 이날 배포한 이메일 성명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한국 경제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한국 재벌가의 경영권 승계 시스템이 이번 이슈로 개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는 윗사람의 말을 거역하기 어려워하는 매우 강한 유교적 전통이 있지만,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정부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개혁과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그는 한국 재벌의 경영권 가족 승계를 언급하며 "한국 기업의 경우 대주주 지분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경영권이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승계된다"면서 "결국 이러한 시스템이 이번 대통령 부패 스캔들의 결과로 인해 개혁되거나 중단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모비우스 회장은 주요 재벌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재벌 시스템이 (개혁을 통해) 약화된다면 작은 기업들이 재벌에 의존하지 않고 성장하는 것은 물론 번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재벌 개혁으로 중소 규모의 기업들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자 관점에서 이들 기업에 더 높은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또 모비우스 회장은 "(이번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에 대한)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에는 (이미) 낙관론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오히려 그는 "2개월 안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가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롭다"면서 "무엇보다 야당이 중점을 두고 있는 재벌 개혁과 관련한 사항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에서 벌어진 이 같은 상황이 정치 부패가 만연한 국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글로벌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모비우스 회장은 "가령 브라질 검사는 부패 정치인을 성공적으로 구속시킨 이탈리아 검사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며 "이러한 스캔들은 불안감을 조성해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결국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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