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악 노사갈등 딛고 매출 1조원 달성한 이 회사
입력 2017-03-14 16:52 

인수합병에 이어 두 번의 사명변경, 끊임없는 노사갈등…
10년간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한꺼번에 거친 기업은 흔치 않다. 그러나 이런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제조업체들의 '꿈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기업은 더 드물다.
자동차부품과 소총 등을 생산하는 S&T모티브는 본사가 위치하고 있는 부산에서조차 별로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실력과 철학'으로 무장한 탄탄한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S&T모티브의 성공 비결을 두 가지로 요약하면 '변화와 단합'을 꼽을 수 있다. S&T모티브는 S&T그룹이 옛 대우정밀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총기류를 만들던 국방부 조병창을 대우가 인수해 대우정밀로 변신했고 이후 대우자동차에서 사용할 자동차 부품을 개발해 자동차 부품사업에 뛰어들었다.
2006년 S&T그룹이 인수할 당시만 해도 S&T모티브 매출은 총기류와 한국GM에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체 매출 중 자동차 부품 비중이 85%를 넘어서면서 S&T모티브 주력 사업이 자동차 부품으로 바뀌고 있다.

회사 주력 사업을 방산에서 자동차 부품으로 바꾼 것이 1차 변화였다면 고객사를 다양화한 것이 2차 변화였다. S&T모티브는 대우정밀이 모태기업이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어쩔 수 없이 옛 대우자동차에 납품하는 비중이 컸다. 초기 80% 이상 매출을 의존하던 구조를 과감하게 바꿔 현재는 한국GM(옛 대우차)에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 비중이 20%대로 낮아졌다. 특히 과거 완성차 업체의 하청에만 의존하던 S&T모티브는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해 해외 수출 비중을 80%까지 늘렸다. 현재는 미국 중국 인도 폴란드 등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직접 납품하며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S&T의 과감한 세번째 변화는 친환경이다. 다른 자동차 부품 회사들이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생각지도 않았던 2007년부터 S&T모티브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에 들어가는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불어올 각종 환경 규제 바람을 먼저 읽은 것이다. 초기에는 별 재미를 못 보던 친환경 제품들은 지금은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친환경 모터와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부품을 찾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거센 글로벌 풍랑 속에서도 선도적인 변화와 혁신을 한 덕분에 S&T모티브는 2014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겨 국내 자동차 업계의 전체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까지 1조원대 매출을 지속하고 있다.
S&T모티브를 이끌고 있는 또다른 독창적인 기업문화는 직원들의 도전정신과 단합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S&T 해안누리 국토대장정'. 2013년 시작된 해안누리 대장정은 임직원과 가족들 500명 정도가 매달 한번씩 대한민국 해안로를 함께 걷는 것이다. 지난달 41차 행사까지 총 550여 km를 1만6000여 명과 함께 걸었다.
유기준 S&T모티브 사장은 "직원들과 함께 걸으며 평소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하고 화합을 하는 것은 물론 힘든 여정을 함께하며 도전정신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지난 2008년 시작해 4년 8개월간 진행된 '백두대간 대장정'을 통해 전 직원들이 화합하는 계기가 됐고 이런 힘이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는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최평규 S&T그룹 회장은 "S&T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을 향해 뛰고 있다"며 "경험만 믿고 악습을 되풀이하는 관행을 과감하게 떨치고 어려울 때일수록 모든 것을 혁신하려는 열정이 샘솟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ㅇ. 2010년 - 6810억
ㅇ. 2011년 - 9100억
ㅇ. 2012년 - 9050억
ㅇ. 2013년 - 8749억
ㅇ. 2014년 - 1조 993억
ㅇ. 2015년 - 1조 2105억
ㅇ. 2016년 - 1조 1538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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