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탄핵심판 선고 앞둔 헌법재판소…92일 심판 속 화제의 '말말말'
입력 2017-03-10 10:12 
박한철 전임 헌재소장/사진=연합뉴스
탄핵심판 선고 앞둔 헌법재판소…92일 심판 속 화제의 '말말말'

석 달간 이어진 92일간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은 20차례의 재판 동안 25명의 증인을 신문하며 수많은 어록을 남겼습니다. 이중 언론 보도를 통해 널리 회자된 이색 언급과 방청석을 '헉'하게 만든 돌출 발언 등을 추려 시간순으로 정리했습니다.


▲ "대공지정(大公至正)" = 박한철 전임 헌재 소장이 1월 3일 첫 변론기일을 열고 심판을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며 밝힌 각오입니다. 중국 건륭제가 남긴 '대공지정'은 '아주 공평하고 지극히 바르다'는 뜻입니다.

서석구 변호사/사진=연합뉴스

▲ "소크라테스도 사형선고를 받고 예수도 십자가를 졌다" = 박근혜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가 1월 5일 2차 변론기일에서 남긴 '명언'입니다. 서 변호사는 박 대통령의 처지를 이들 성인의 죽음에 빗대며 국회의 탄핵소추가 언론에 선동된 다수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순실/사진=연합뉴스

▲ "제가 직접 참여(관여)했다는 증거가 있느냐" = 1월 16일 5차 변론기일에 나온 최순실씨는 '정부예산 농단' 의혹을 묻는 국회 측 대리인에게 오히려 '증거를 대라'며 화를 냈습니다. 최씨는 재판 내내 "그걸 내게 왜 묻느냐", "무슨 대답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등 '당당한' 태도를 이어갔습니다.

▲ "대통령도 차명폰이 있나"…"그렇다" = 1월 19일 7차 변론기일에 나온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국회 측 대리인의 날카로운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다 박 대통령의 차명폰 사용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후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차명폰으로 수백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사진=연합뉴스

▲ "지금 말한 것이 바로 비선 실세란 의미" = 같은 날 정호성 비서관은 "최씨는 기본적으로 우리 입장에서는 없는 사람, 대외적으로 없는 사람, 존재하지 않고 뒤에서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도와주는 사람인데 밖으로 등장하면서 일이 이렇게 꼬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에 국회 측 이용구 변호사가 그것이 바로 비선 실세가 아니냐고 되묻자 정 비서관은 허를 찔린 듯 말없이 너털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고영태/사진=MBN

▲ "분위기가 내가 받아들이기엔 정상적이지 않았다" = 1월 23일 8차 변론에서 CF 감독 차은택씨가 2014년 최순실씨와 고영태씨를 이른 아침 청담동 레지던스 레스토랑에서 본 기억을 진술하며 내연관계를 암시한 말입니다. 그러나 고씨는 이를 일관되게 부인했습니다.

▲ "악마의 발톱이 살아났다" = 1월 25일 9차 변론기일이 끝난 뒤 소추위원단인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 대통령 측을 강하게 비판하며 쓴 표현입니다. 이날 박한철 전 소장이 '3월 13일 이전 선고' 방침을 밝힌 데에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전원사퇴' 으름장을 놓은 것을 꼬집었습니다.

▲ "재단이 좋은 취지라면서 왜 청와대 수석은 증거 인멸과 위증을 해 구속됐나"= 2월 9일 열린 12차 변론기일에서 강일원 주심 재판관은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이상하지 않으냐"며 약 15분간 송곳 질문을 퍼부었습니다. 특히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증거를 없애려다 구속된 점을 꼬집는 장면은 온라인에서도 큰 화제가 됐습니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사진=연합뉴스

▲ "대통령은 윗분이고 국민은 하찮은 인간이냐" = 같은 날 증인으로 나온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와 말싸움을 벌였습니다. 질문에 불만을 표하는 노 부장에게 서 변호사가 "대통령을 탄핵 소추해 이뤄지는 중대한 재판에 대통령 측 대리인은 얼마든지 질문할 권리가 있다. 무례하다"고 고함을 치자 노 부장은 국민이 대통령 아래에 있느냐며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김평우 변호사/사진=MBN

▲ "강일원은 국회 수석대리인…8인 체제 선고 시 서울 아스팔트길 전부 피와 눈물" = 대통령 대리인단에 뒤늦게 합류해 '막말 논란'을 부른 김평우 변호사가 2월 22일 16차 변론기일에서 남긴 '내란'을 암시하는 듯한 말입니다. 불공정하다고 지목된 강 재판관은 "어르신은 헌법재판을 많이 안 해보셔서 착오가 있는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응수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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