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중국이 북한에 개입할 경우 2~3년 안에 김정은 정권이 붕괴될 것이라며 중국의 대북 강경정책 필요성을 지적했다.
9일 니혼게이자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태영호 전 북한 공사는 일본 매체들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려고 마음만 먹으면 2~3년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과의 무역을 중단하고 국경을 폐쇄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태 전 공사는 "중국에 북한은 완충지대여서 핵을 빼앗기보다 정권 안정이 가장 큰 관심"이라고 지적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 그는 "김정은 정권은 핵무기가 있으면 미국과 한국이 절대 북한을 공격할 수 었다고 확신하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에게 위대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때문에 "북핵 문제 해결하려면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북한정보분석관 출신인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8일(현지시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에 북한이 아주 행복해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칼린 연구원은 이날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북한 체제의 이해'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내가 만약 북한에 앉아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아주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사드에 분노하면서 북한에는 덜 분노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은 분할과 정복(divide and conquer)전략에 아주 능하다"고 설명했다.
북한 체제 붕괴 가능성에 대해선 칼린 연구원은 "나는 1974년부터 지금까지 43년간 북한을 들여다봤지만 아직 붕괴 조짐이라고 할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언론을 오랜 기간 주의 깊고 체계적으로 읽는다면 북한 지도자들이 변덕스럽지 않고 예측가능하며, 체제는 붕괴할 위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칼린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사흘간 '반관반민' 형식의 북·미 대화에 미국 측 민간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참석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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