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소비 심리가 회복됨에 따라 의류 수출 기업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영원무역, 한세실업 등이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원무역 주가는 지난달에만 20.22%나 급등했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등 아웃도어 제품을 만든다. 같은기간 한세실업 주가는 17.77% 상승했다. 한세실업은 갭, 아메리칸이글 등 미국 브랜드 비중이 95% 이상이다. 두 기업 모두 외국인, 기관 등이 해당 기간 동안 적극 사들였다.
지난해 미국 대선 여파로 이들 기업 주가는 수직 하락했다.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한세실업은 지난해에만 주가가 51.7% 하락해 반토막이 됐다. 영원무역과 휠라코리아도 지난해 주가가 각각 28.2%, 25.4% 하락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 타격도 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바닥을 확인한 주가는 올들어 상승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수입품 과세 주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게다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수혜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의 향후 실적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 증가는 2분기에, 실적과 주가 회복은 하반기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실업과 영원무역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13.2배, 10.0배로 해외 같은 업종 기업 평균(17.7배)보다 낮아 저평가 상태다.
휠라코리아 주가도 지난달 외국인 매수세에 8.86% 상승했다. 국내서는 영업 손실을 지속했지만 미국 실적과 브랜드 로열티 매출이 늘었다. 특히 지난해 골프용품업체 아쿠시네트를 인수한 뒤 자회사 실적에 기대가 크다. PER은 14.0배 수준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도 기관 덕분에 지난달 이후 주가가 11.23% 상승했다. 아디다스, 리복 등에 스포츠용 신발을 공급하고 있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같은 기간 22.46% 올랐다. 케이트 스페이드, 게스 브랜드 핸드백을 만든다. 올해 새 고객사를 추가했고 4월 베트남 공장을 가동하면 외형 확대와 생산효율 달성이 기대된다.
다만 트럼프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 실제 실적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수출 주력 의류기업과 대조적으로 내수 브랜드와 중국 수출기업은 울상이다. 국내 의류 시장이 얼어 붙은데다가 사드 악재까지 겹쳤다. 한섬(-14.3%), 코오롱인더(-9.5%), LF(-1.4%) 등 주요 의류업체 주가가 연초 이후 하락세다.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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