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軍, 한미훈련기간 北미사일도발 예의주시
입력 2017-03-05 14:38 

북한이 올해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 기간에 지난해처럼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쏴올려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4일 "북한이 이번 독수리훈련 기간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 1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연례 실기동훈련(FTX)인 독수리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번 훈련에는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비롯한 미 전략무기가 대거 투입돼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북한은 해마다 독수리훈련에 반발해 3∼4월에 집중적으로 미사일을 쏴 무력시위를 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독수리훈련 나흘째인 3월 10일 스커드 단거리미사일 2발을 쏜 것을 시작으로 훈련이 끝날 때까지 모두 7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가운데에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 3발도 포함됐다. 이들 발사는 모두 공중폭발 등 실패로 돌아갔지만, 북한은 보완작업을 거쳐 작년 6월 22일 무수단 발사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 독수리훈련 기간 북한은 탄도미사일 외에도 수도권 이남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신형 300㎜ 방사포를 2차례 쏘기도 했다.
북한이 이번 독수리훈련 기간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지난달 12일 쏜 신형 IRBM인 '북극성 2형'을 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시 북극성 2형 미사일은 고각 발사로 500여㎞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돼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추가 발사로 완성도를 높이려 할 수 있다.

북한이 다른유형의 신형 미사일을 발사해 한미동맹을 자극할 수도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일 독수리훈련에 강하게 반발하며 "북극성 2형만이 아닌 보다 새 형의 주체적 전략무기들이 대지를 박차고 만리창공으로 더 기운차게 날아오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작업이 '마감 단계'라고 밝힌 만큼, 북한이 ICBM급인 KN-08과 개량형인 KN-14 등을 쏠 가능성도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 양국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뿐 아니라 국지도발까지 포함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태영호 전 주 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김일성 생일 105돌(4월15일, 태양절)을 앞두고 핵실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태 전 공사는 예년과 달리 올해 한미군사훈련 기간에 북한은 김정남 암살, 화학무기 사용 등으로 최대 궁지에 몰리고 있다"며 "외부 압박이 가중되면 위축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정면돌파하는 게 북한의 통치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이목을 돌려놓기 위해서라도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 같은 큰 도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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