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부딪히던 메르켈 이달 중순 방미…'트럼프와 차이 좁혀지나?'

시작부터 부딪히던 메르켈 이달 중순 방미…'트럼프와 차이 좁혀지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번 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 오는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언론에서 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메르켈 총리의 미국 방문 및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했습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에는 두 정상의 회동이 오는 7월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무대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후 메르켈 총리가 이른 시일 안에 방미를 추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앞서 독일 대연정 넘버2인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국방부 장관이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을 방문해 상견례를 하고 양국 현안을 조율한 바 있습니다.

정치이념과 철학이 대비되는 두 지도자는 그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역할, 유럽연합(EU)의 운명, 교역질서의 진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냈고 서로에 대한 평가에서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취임 다음 날인 21일 자신이 당수로 있는 기독민주당 행사에서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규율에 기초하고 공동가치에 토대를 두면서 함께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국제경제 및 국제교역 질서, 그리고 국방·동맹 정책 영역을 규율에 기초해야 할 분야로 특정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또한, 미국과 유럽 간 이른바 '대서양 (동맹)관계'는 "다가올 수년 동안도 예전처럼 중요하다"면서 "의견이 다를지라도 서로 존중하며 생각을 교환하면, 타협안들이 가장 잘 찾아진다"고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그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단행한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대놓고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인 당선인 자격의 인터뷰에서 "나는 메르켈이 (세계의) 가장 중요한 정부 수반들 중에서도 현저하게 중요한 한 사람이라고 말하겠다"면서도 메르켈 총리의 최대 레거시가 된 개방적 난민정책을 가혹하리만큼 깎아내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 인터뷰에서 EU를 독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규정하고 EU를 탈퇴하려는 회원국이 더 생길 수 있다고 진단하는가 하면 나토가 쓸모없는 것이 돼 버렸다고까지 말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는 보호무역주의 기조의 징벌 관세와 반이민 행정명령 같은 것을 제외하고는, EU 질서를 흔들거나 자극하는 직접적인 발언을 삼가고 정부 주요 책임자들의 입을 빌려 나토의 무용론 대신 역할론을 강조하며 회원국의 국방비 증액을 촉구하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정돈해 가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