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미양국 연합훈련 돌입, 김정은은 평양방어 군부대 시찰
입력 2017-03-01 16:47 

한미 양국이 1일 대규모 연합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한미연합의 억제·방어능력을 배가해 북한 스스로 핵무기가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평양방어 임무를 맡은 군부대를 시찰하고 싸움준비 강화를 지시하는 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반도 안보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3·1절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정부는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과 위협도 단호히 응징하겠다"며 "확고한 안보태세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김정남 피살사건은 잔혹하고 무모하며 반인륜적인 북한 정권의 속성과 민낯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며 "제3국의 국제공항에서 국제법으로 금지된 화학무기로 저지른 테러에 전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의 참혹한 인권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며 "정부는 북한 인권 침해의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 군은 이날부터 대규모 연합훈련인 독수리(FE) 훈련을 시작했다. 다음 달 말까지 진행될 FE 훈련은 최대 규모로 진행되며, 다음주부터는 키리졸브(KR) 연습도 실시된다.

양국 군 당국은 미국 전략무기를 대거 동원할 예정이다. 올해 훈련에는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비롯한 미군의 전략무기가 대거 한반도에 전개돼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칼빈슨호는 이달 중순 한국에 올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한반도에 가장 먼저 투입되는 주일 미 해병대의 F-35B 스텔스 전투기 편대도 처음으로 한반도에 전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괌에 배치된 B-1B 전략폭격기, B-52 장거리 핵폭격기, 주일미군기지의 F-22 스텔스 전투기 등도 이번 훈련에 참가할 것이라는 예상되고 있다.
이에 맞서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제966대연합부대 지휘부를 시찰했다"고 밝혔다. 제966대연합부대는 평양 일대를 방어하는 부대로, 옛 평양방어사령부인 '91수도방어군단'에 편제된 부대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부대 장병들이 "침략전쟁연습에 광분하고 있는 미제와 남조선 괴뢰역적패당의 책동을 예리하게 주시하면서 (중략) 혁명의 수뇌부를 믿음직하게 보위해갈 멸적의 의지를 안고 싸움준비 완성에 비약의 박차를 가해가고 있는 데 대하여"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런 가운데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내정자는 "북한의 핵 야망과 도발은 미 정보당국이 아주 세밀하게 주목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코츠 내정자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 인준 청문회에서 세계 안보 위협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코츠 내정자는 북한 핵문제와 함께 사이버 위협, 이슬람 테러리즘, 중국과 러시아의 역내 불안정 행위 등을 대표적인 위협으로 꼽았다.
클린턴 정부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를 이끌었던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핵능력이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도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우려했다. 북한전문가인 수미 테리 바우어그룹아시아 이사는 같은날 뉴욕총영사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미 의회가 대북 강경정책에 동의하는 분위기"라면서 "일부 의원을 제외하고는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3국 기업과 기관에 대한 제재)을 지지하고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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