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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신작의 발견③] ‘눈발’ 박진영X지우, 미성숙한 그때를 반성해
입력 2017-03-01 09:25 
[MBN스타 김솔지 인턴기자] 부당한 현실을 연민으로만 바라봤던 과거에 대한 회한이 담겼다.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하고자 ‘나 라면 영웅처럼 나섰을까라는 반문을 불러일으킨다.

‘눈발(감독 조재민)은 눈이 내리지 않는 고장인 고성에 부모님을 따라 내려간 소년 민식(박진영 분)이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지우 분)를 만나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았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비난 속에 왕따가 된 소녀와 그 소녀의 마음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이방인 소년은 서로를 향한 연민으로 마음을 녹여가지만 세상은 두 아이들에게 머물 자리를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극중 민식은 목회 일을 하는 부모님과 함께 낯선 고장인 고성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여기서 그는 예주를 만난다. 살인자의 딸이란 누명을 쓰고 왕따를 당하는 예주를 모두가 가까이 가길 꺼리지만 민식은 알 수 없는 동정심에 이끌려 예주에게 손을 내민다.

박진영은 민식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민식의 천진함과 불안함을 사실적이며 동시에 감성적으로 그려냈다. 지우는 고통으로 가득한 예주 역을 맡아 짙고 어두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지금까지 보여준 상큼함과 톡톡 튀는 매력과는 다른 깊고 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예상하지 못했던 박진영과 지우의 조합이 기대 이상으로 잘 맞았다. 두 배우는 캐릭터에 충분히 녹아내려 영화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조재민 감독은 어느 친구의 기나긴 고통을 동정했지만, 여기에 생겨난 슬픔과 분노를 타인에게 숨기려 했던 비겁함이 오랫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았고, 무엇보다 성인이 돼서도 가끔 마주했던 감정이기에 잊어버렸다가도 불쑥 되살아나는 갈팡질팡하다 끝내 자책하게 되는 마음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표현했다.

순수해서 아름답지만 성숙하지 못해 더 마음 아픈 두 소년, 소녀의 풋풋함과 아련함을 절묘하게 담아냈다. 3월 1일 개봉.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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