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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됐던 대표팀 평가전, 수확과 과제거리
입력 2017-03-01 06:47  | 수정 2017-03-01 07:08
손아섭(사진)은 이번 평가전 최대수확. 3경기 동안 홈런 포함 7안타 맹공을 퍼부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오키나와 전지훈련 동안 일본 프로 팀에게 2연패하며 불안감을 안겼던 대표팀. 안방에서 치른 본격적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예행연습에서는 3승의 낭보를 전했다. 닷새 앞으로 다가온 본 대회에 좋은 모의고사가 됐을까.
우선 최대고민이었던 실전감각 부족 측면에서는 대성공을 거뒀다. 일본팀과 연습경기서 도합 6안타를 치는데 그쳤던 대표팀 타선은 평가전을 통해 확실히 예열에 성공했다. 상하위타선 구분 없이 전체적인 타자들의 상승세 감이 두드러졌다. 매 경기 10개 이상의 안타를 쳐내며 화력을 뽐냈다.
손아섭과 서건창은 그 중 가장 뜨거웠던 타자. 손아섭은 첫 홈런과 함께 3경기 도합 7안타를 쳐내며 대표팀 외야경쟁에 변수로 떠올랐고 서건창은 호주전서만 5안타를 때리며 붙박이 2루수로서 눈도장을 찍었다. 팔꿈치 부상으로 정상적인 타격이 가능할지 의문이었던 이용규는 여전한 모습으로 상대타선을 괴롭혔고 민병헌과 박석민도 내외야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양의지는 대표팀 안방마님의 품격을 보여줬고 김재호도 물샐틈없는 수비와 흐름을 연결하는 공격력을 뽐냈다.
마운드는 확실한 훈련이 됐다. 장원준이라는 현재 가장 좋은 컨디션의 선발투수를 확인했으며 까다로운 투구 수 규정에 맞춰 운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훈을 줬다. 특히 본 대회 선발 출격이 유력한 양현종과 우규민에게 확실한 예행연습이 됐다.
임창민의 발견은 불펜운용에 가장 큰 수확. 고된 일정과 뒤늦은 합류에도 무시무시한 괴력투로 쿠바 타선을 잠재운 임창민은 본 대회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을 확률이 커졌다. 또한 박희수와 이현승, 원종현도 컨디션 점검과 더불어 경쟁력을 확인했다. 일단 전반적인 마운드 운용을 미리 체험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고민거리도 남긴 평가전. 본 대회가 임박했지만 올라오지 않는 이대은(사진)의 컨디션은 대표팀의 잠재 불안요소가 됐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얻은 소득이 있음과 동시에 여전한 과제도 발견됐다. 우선 중심타선이 아직 깨어나지 못했다. 김태균이 4안타를 뽑아내며 체면을 살렸으나 이대호는 11타수 1안타, 최형우는 1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김인식 감독은 이들의 타구 질이 좋다며 여전한 믿음을 내비쳤지만 생각보다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이대은이 고민을 안겼다. 군사훈련에 다녀오느라 몸을 확실히 끌어올리지 못했던 그는 당초 3선발 후보로 거론됐으나 현재는 불펜임무가 예상된다. 다만 이 또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쿠바와의 1차전, 호주전에 나서 여전히 불안한 피칭을 했다. 구위는 좋았으나 공 자체가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지 못하며 쉽게 공략됐다. 변수 많은 이번 대회 대표팀 마운드의 가장 고민이 됐다.
임창용과 오승환도 실전에 나서지 못했다. 임창용은 아직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평가전 실전을 건너뛰었다. 그러다보니 불펜운용에 어려움이 적지 않은 상황. 김 감독도 이런 점을 강조하며 임창용이 상무/경찰청 연습경기 때 나서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마운드 운용 및 구위점검 모두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승환은 27일 국내로 들어왔고 전날에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워낙 경험이 많고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까지 치르고 왔기에 실전감각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기 어렵지만 스스로 밝혔듯 고된 일정과 시차로 인한 컨디션관리 측면은 우려요소로 남았다. 오승환 역시 상무/경찰청 연습경기 때 점검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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