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맞아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태극기 달기를 독려하는 서울 자치구들이 고민에 빠졌다. 매년 치르는 행사지만 올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태극기 집회'를 열어 태극기 행사가 정치적인 행사로 오해받을 수 있어서다.
서울 종로구는 다음달 1일 인사동 남인사마당 야외광장에서 제 98주년 3·1절 기념식을 연다. 행사는 3·1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33인 소개, 독립선언서 낭독, 3·1절 노래 합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된다.
행사 마지막 순서인 '태극기 물결행진'은 남인사마당을 출발해 타종 행사가 열리는 보신각까지 약 600m를 행진하는 것으로, 이때 참석자 전원이 태극기를 흔들며 3·1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종로구 관계자는 "실무 부서에서 태극기 물결행진이 혹시 '태극기 집회'로 오해받거나 이미지가 겹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태극기 말고 다른 상징물을 사용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태극기 달기 운동에 적극적인 강남구도 관련 민원으로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일부 주민이 '구청이 나서서 태극기 운동을 하는 이유'를 묻거나 태극기 게양을 독려하는 방송에 '시끄럽다'고 민원을 제기한 것.
광복회는 최근 정치 집회에서 태극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광복회는 지난 27일 입장 자료를 내고 "3·1절을 맞아 국민 스스로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3·1 독립운동의 상징인 태극기에 대해 엄숙한 마음으로 존엄성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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