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사권 조정 목소리 높이는 경찰, "경찰도 권한 놓겠다"
입력 2017-02-27 16:11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와 관련해 이철성 경찰청장이 "필요하면 개방형 경찰청장 구조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었을 때 경찰권 비대화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현직 청장이 "경찰청장을 외부에 맡기는 조치까지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해결책을 제안한 것이다. .
27일 이철성 경찰청장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사와 기소권 분리시 비대해지는 경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인정한다"며 "경찰 내부적으로도 권한을 덜어낼 방안을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청장을 개방직으로 해서 중립적인 외부 인사를 청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이나, 경찰 인사를 총괄하는 경찰위원회 위상을 강화해 경찰권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본다"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밝혔다. 또한,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경찰과 행정을 담당하는 일반경찰을 분리해 수사라인은 수사경찰만이 지휘와 통제를 하도록 구조를 만들면 경찰권 남용을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영장청구권을 검사가 독점하는 현행 헌법 조항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영장청구권 자체는 헌법에 둘 사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헌법에 이러한 부분(검사의 영장청구권)이 들어있는 나라는 없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영국 국가범죄수사청(NCA)'의 모델이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NCA는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중요 범죄 수사 전문 조직이다. 이 청장은 "다양한 선진국 수사체계를 검토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영국 모델이 국내 사정에 더 적합하다고 본다"며 "수사와 기소권이 분리될 경우 경찰은 인신매매, 마약, 조직범죄 등 중요한 범죄를 다루는 NCA와 유사한 조직을 편성해 전문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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