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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view] ‘눈발’, 과연 나는 영웅이 될 수 있었을까
입력 2017-02-27 08:02  | 수정 2017-02-28 17:49
처음부터 너는 소리 없이 왔어. 그 겨울의 마지막, 우리가 만날 첫 눈발.


[MBN스타 김솔지 인턴기자] 잊으려 노력하는 기억일수록 더 또렷이 각인되는 기억이 존재한다. 어느 친구의 기나긴 고통을 동정했지만, 여기서 생겨난 슬픔과 분노를 타인에게 숨기려 했던 비겁함이 오랫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눈발은 눈이 내리지 않는 고장인 고성에 부모님을 따라 내려간 소년 민식(박진영 분)이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지우 분)를 만나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았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비난 속에 왕따가 된 소녀와 그 소녀의 마음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이방인 소년은 서로를 향한 연민으로 마음을 녹여가지만 세상은 두 아이들에게 머물 자리를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눈발은 명필름영화학교에서 탄생된 첫 장편영화다. 명필름영화학교에서 2년간 배움과 창작을 함께한 영화인들의 생생한 호흡을 느낄 수 있으며 제작연구과정을 통해 10고까지 시나리오 보완 과정을 진행했고 촬영, 미술, 편집, 연출 등 각기 다른 전공의 재학생들이 마음과 시간을 담아냈다.

또 그룹 GOT7의 멤버 진영이 ‘눈발을 통해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려와 달리 진영은 영화 속 민식을 특유의 천진함과 불안함을 섬세하면서 감성적으로 그려냈다. 같이 호흡을 맞춘 지우 역시 지금까지 보여준 상큼함과 톡톡 튀는 매력과는 다른 깊고 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에 대해 조재민 감독은 진영과 지우 그리고 나 역시 장편영화는 처음이라 셋이서 의지를 많이 했다. 소통하는 부분에서 호기심에 대한 시너지가 컸다. 그런 것들이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전해졌고, 재밌고 편하게 촬영했다. 불안, 긴장보다는 궁금증을 더 많이 가졌다”고 털어놨다.



‘눈발은 영화 속 민식처럼 부당한 현실을 연민으로만 바라봤던 과거에 대한 회한이 담겼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갈팡질팡하다 끝내 자책하게 되는 마음을 아이들의 시선에서 느낄 수 있다.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하고자 ‘나 라면 영웅처럼 나섰을까라는 반문을 불러일으킨다. 오는 3월 1일 개봉.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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